英 자민당, 누구와 손잡을까… 보수·노동당과 연정협상, 언론 “보수당으로 기울어”

입력 2010-05-09 21:34

보수당, 노동당, 자유민주당 등 영국 주요 정당들이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 들어갔다.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내각을 주도적으로 구성하지만 지난 6일 선거에선 어느 당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보수당과 자민당 협상단은 7일에 이어 9일 협상을 재개했다. 노동당 고든 브라운 총리도 자민당 닉 클레그 당수와 전화로 40여분간 통화하며 연정 조건을 논의했다.

영국 총선 결과에 웃은 사람은 제3당 자민당의 클레그 당수였다. 자민당은 득표율에서 노동당에 6% 포인트 정도 뒤진 23%로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의석수는 기존 62석에서 57석으로 줄었다. 의석에서는 손해를 봤지만 킹 메이커로 급부상했다.

현재 자민당이 어느 쪽과 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일반적으로 자민당은 노동당과는 색깔이 비슷한 경쟁관계였으며, 보수당과는 적대적 관계를 유지했다. 이민법 등에서 비슷한 시각을 보이고 있는 노동당과 손잡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노동당-자민당 연정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13년간 집권한 노동당에 심판의 칼날을 들이댄 유권자의 뜻을 무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노동당(258석)과 자민당(57석)의 의석을 합해도 보수당 306석보다 많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일간 가디언 등은 “클레그가 보수당 쪽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수당-자민당 연정이 출범하더라도 정책 불일치로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란 의견도 우세하다.

브라운 총리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재정적자 감축과 경기회복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둔 상황에서 내각 구성을 하려면 브라운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8일 선데이타임스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2는 브라운 총리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