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내 집 사겠다” 줄고 “팔겠다” 늘고… 주택시장, 하반기에도 잿빛

입력 2010-05-09 17:14


올 하반기에도 주택시장이 회복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줄고 있는 반면 보유주택을 팔려는 사람은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서울 및 수도권 거주자 835명을 대상으로 ‘2분기 주택거래소비자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향후 6개월 내 집을 사겠다’는 응답이 22.3%로 조사됐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최저치로 0.3∼3.8%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또 같은 기간 내 ‘집을 팔겠다’는 매도 의사는 33.7%로 2007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 기록은 지난 1분기로 30.8%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가격 버블 및 대세하락 논란,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에 따른 심리적인 영향이 매도 의사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 부동산연구소 김윤신 연구원은 “일부 급매물 거래나 실수요자 중심의 중소형주택 거래는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지만 시장 전반적으로 볼 때 매매 시장은 조용한 편”이라며 “대출규제 완화나 거래세 감면 등의 추가혜택이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주택시장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주택청약 시장도 전망이 어두운 편이다. ‘향후 6개월 내 신규주택에 청약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자는 19.0%로 1년 만에 20% 아래로 떨어졌다.

또 주택거래 부진과 가격조정이 이어지면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도 뚝 떨어졌다. 6개월 후 거주주택의 가격을 전망하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4.0으로 직전 분기(122.1)보다 18.1포인트 하락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주택자금 마련이나 비용 부담은 여전한 편인데, 강남권의 가격 하락과 집값 버블 논쟁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기대감이 낮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