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사랑 담은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풍’
입력 2010-05-09 20:21
현재 MBC 드라마 ‘동이’에 출연 중인 남자주인공 최철호(이 PD)는 영화에서 한때 잘나가는 PD였으나 방송사고로 불명예 퇴직, 음식물 홍보물을 찍는 장사꾼으로 등장한다. 그는 어느 날 환자인 금자의 죽어가는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촬영해 성공한다면 본사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제안을 받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황수정이 가정의 달 내에 죽어줘야만 한다.
극중 최철호는 5년 전 한강에 살고 있던 수달을 촬영하던 중, 수달이 민물고기 그물에 걸려 죽게 되자 세상적인 욕심에 눈이 멀어 동물원 수달을 한강의 수달인 양 연출해 찍는다. 그는 이 작품으로 방송대상까지 수상했으나, 진실이 폭로되는 바람에, 불명예스럽게 퇴출당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던 황수정과 최철호. 두 사람은 ‘가정의 달 다큐멘터리 특집’ 제작을 계기로 인연을 맺는다. 영화 속에서 황수정은 큰아이 정아가 내년에 학교 갈 때까지만이라도 삶을 연장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최철호는 5월이 가기 전에 황수정이 죽어 주길 바란다. 그것도 가장 슬프고 처절하게 최후를 마쳤으면 한다.
영화 속 황수정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인물이다. 고아출신 과부에, 시한부 인생, 죽게 되면 자신의 아이까지 또 다시 고아가 되고 만다. 하지만 그는 자기보다 못한 장애인 어린이들과 할아버지를 섬긴다. 틈틈이 주먹밥을 만들어 그들을 돌본다. 암세포가 온몸으로 퍼지지만 그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가게로 나간다.
황수정의 곁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찍어오던 최철호가 마침내 회개의 눈물을 흘린다. 사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난 이후 극적 회심을 경험한 것처럼, 마음속에 성령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황수정은 늘 바람이 되는 것을 꿈꾸며 남매에게 말한다. “슬프거나 기쁘거나, 행복하고 고통스러울 때, 감사할 때, 그 때 그 때 마다 바람이 불면, 언제나 엄마가 너희들 곁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알았지.” 결국 황수정은 하나님 곁으로 먼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녀가 머물렀던 집과 분식점 곳곳에 바람이 분다. 몇 개월 뒤, 햇살이 아주 따사로운 날, 황수정의 집 앞마당에서 최철호는 황수정의 아이들과 빨래를 한다.
윤 감독은 한국 시트콤의 효시인 ‘오박사네 사람들’ ‘LA 아리랑’ 등을 집필했던 작가 출신이다. TV에 무속인들을 소개시키고, 민속학이란 미명아래 그들을 한국전통문화의 선구자로 포장, 국내외에 알리는 일을 했었다.
영화 속 최철호는 윤 감독의 분신이다. 그가 성령의 은혜를 체험한 뒤, 주님께 회개하고 이영규 탑엔터테인먼트 대표, 조선묵 활동사진 대표와 함께 제작하고 있는 작품이 바로 세아소다.
윤 감독은 “기독교를 배척하는데 앞장서왔던 죄인으로 살아온 삶을 사죄하기 위해 세아소를 만들게 됐다”면서 “이 영화가 열방선교의 도구가 되고, 기독교계가 영상선교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