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노안
입력 2010-05-09 17:21
‘국민 할매’ 이미지로 인기를 얻고 있는 록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씨가 노안으로 가사도 잘 못 본다는 우스갯소리가 화제에 올랐다.
김씨의 노안은 같은 그룹 멤버가 농담으로 한 얘기였지만, 노안은 실제 그의 나이와 비슷한 40대 초·중반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컴퓨터 모니터와 TV, 휴대전화 액정 등을 근접 거리에서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노안 발생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어느 날 신문이나 서류를 읽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면 노안이 시작됐다는 신호다.
노안은 45세 이후 나이가 들수록 심해진다. 60세를 넘기면 대부분 돋보기 없이 신문 읽기가 어렵게 된다. 책을 읽을 때 점차 팔을 쭉 펴고 멀리 놓아야 오히려 잘 보이는 현상이 생기고 심지어 손톱 깎는 일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근시 안경이 필요 없을 정도로 눈이 좋았던 사람들이 오히려 먼저 노안을 느끼게 된다는 점. 근시인 사람은 이런 증상을 비교적 늦게 느끼게 되는데 가까운 곳을 볼 때 노안이 온 것을 근시가 상쇄해 주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오십이 넘었는데도 깨알 같은 글씨가 잘 보인다’고 자랑하기도 하는데, 이는 그의 눈에 근시가 있어서 그런 것이지, 눈이 건강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반대로 원시인 경우는 노안을 비교적 일찍 느끼게 된다. 평상시 유난히 먼 곳을 잘 보던 사람은 약간의 원시를 가졌을 가능성이 많다.
노안이 생겼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노안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백내장, 황반변성, 안구건조증이 있는지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고 적절한 대책을 세우는 것으로 충분하다.
노안이 생기면 돋보기나 다초점 안경을 많이 사용한다. 돋보기는 시력을 정확히 측정한 후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써야 하며, 1∼2년마다 시력을 재검사해 시력에 맞게 도수를 바꿔줘야 한다. 또 이중초점렌즈는 안경 아랫부분 도수를 달리해 원거리와 근거리를 볼 수 있으나 중간 거리의 초점을 맞추기 어려운 게 단점이다.
최근 많이 사용되는 누진다초점렌즈는 안경의 윗부분, 중간부분, 아랫부분의 도수를 달리해 거리에 관계없이 안경을 교환하지 않고 볼 수 있게 고안된 특수 렌즈다. 잘못 맞추면 계단을 오르내릴 때 어지럽거나 두통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과 전문의 처방을 받아 경험 많은 안경점에서 맞추는 것이 좋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