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좌충우돌 여정… 한·일 프로젝트 영화 ‘도쿄 택시’
입력 2010-05-09 17:18
영화 ‘도쿄 택시’는 한국과 일본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 영화다. 일본 ‘뮤직 온! TV’ 10주년 기념 스페셜 프로젝트로 기획됐고 메가폰은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의 김태식 감독이 잡았다. 한국 감독이 연출을 하다보니 일본인이 한국을 이해할 수 있을 법한 에피소드가 주를 이룬다.
비행공포증이 있는 록밴드 보컬 료(야마다 마사시 분)가 서울에서 공연을 해야 한다. 그가 택한 방법은 도쿄에서 택시를 타고 서울까지 가는 것. 이 황당한 계획에 택시기사 야마다(먀아자키 하지메)가 동참한다. 그들이 서울까지 가는 길은 사고의 연속이다. 영화는 이를 코믹하게 풀어낸다.
부산에서는 불법택시 영업을 한다며 택시 기사들의 위협을 받는다. 거친 한국 택시기사들의 단면을 보여주지만 이내 화통한 한국 사람들의 좋은 면을 부각시킨다. 기사복을 서로 바꿔 입고 피로회복제를 건네는 가하면 서울까지 무사히 가라고 차량점검까지 해준다.
한국 사람이라면 익숙한 민방위 훈련을 보고 진짜 전쟁이 난 줄 아는 료와 야마다의 표정은 한국인들만 웃을 수 있는 포인트다. 전쟁에 휘말린 줄 알고 그동안 소원하게 지낸 아내에게 전화로 진심을 털어놓는 야마다의 표정은 웃음기가 전혀 없지만 관객에게는 웃음을 준다.
일본 ‘라멘’과 다른 한국 ‘라면’을 먹으면서 김치를 공짜로 준다며 감명 받는 두 사람의 모습도 양국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웃음이다. 혼네(本音)와 다타마에(建前)란 말이 있을 정도로 자기 속을 안 드러내는 일본인이 한국식으로 소주를 마시면서 속내를 털어놓는 모습도 색다르다.
두 나라가 통하는 것도 있다. 영어에 약한 두 나라 사람들은 “하우 아 유”를 건네면 약속이나 한 듯 “파인 땡큐 앤드 유?”라고 더듬거리며 말한다.
이야기는 김 감독이 실제로 직접 차를 타고 일본과 한국을 다니며 겪었던 문화적 충돌을 모티브로 했다. 료 역의 야마다 마사시는 올해로 데뷔 12주년을 맞은 일본 록밴드 ‘더 블랙 혼’의 리드보컬이다. 영화에서 그의 기타와 노래 실력을 감상할 수 있다. 그가 사모하는 스튜디어스 역의 유하나는 영화의 청량제 역할을 한다. 20일 개봉. 전체가.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