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승리 이끈 캐머런은… 온건 성향 ‘토리당의 블레어’ 별명
입력 2010-05-08 01:37
총리직을 눈앞에 둔 데이비드 캐머런(44) 영국 보수당 당수는 온건한 보수 성향의 홍보전문가 출신이다. 영국 BBC방송은 그가 39세에 보수당 당권을 거머쥐고 당내 개혁을 이끌며 13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토리당(보수당의 별명)의 토니 블레어’라고 일컬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타일을 중시하면서 ‘따뜻한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그의 이미지가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을 닮았다고 묘사했다.
캐머런은 당수가 된 뒤 영국 정치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부인 사만다 캐머런과 2남1녀 자녀들의 사생활을 언론에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간질을 앓았던 중증장애인 이반과 자녀들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BBC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이반은 지난해 2월 숨졌다. 캐머런 부부는 올해 3월 임신 사실을 알리면서 화제가 됐다. 지난달에는 셔츠 차림으로 웨스트요크셔의 광산촌을 방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산악자전거를 즐겨 타고, 인디 록 음악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머런은 이같이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면서 부유한 주식중개인의 아들이자 명문 이튼스쿨 출신으로 옥스퍼드대학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엘리트 이미지를 불식시켰다.
중도 좌파 성향의 일간지 가디언의 고정 칼럼니스트로도 활약한 그는 선거운동 기간 보수당의 개혁을 약속하고 노동당의 경제정책 실패를 집중 공략했다. 36시간 연속 유세와 1만 마일(1만6000㎞) 유세로 15세 더 많은 집권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총리를 압도했다.
NYT는 “선거 막판 브라운 총리가 실언했을 때도 캐머런은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침묵했다”며 “여유와 자신감을 보여준 게 중산층의 신뢰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