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의원 선출… 노련한 정치력·성실성 장점

입력 2010-05-07 18:41


민주당은 새 원내사령탑으로 박지원 의원을 선출했다.



박 원내대표는 7일 민주당 재적의원 88명 중 81명이 참가한 가운데 국회에서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 결선투표에서 49표를 획득, 31표를 얻은 강봉균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1차 투표에서 34표로 1위를 차지했으나 재적 과반수에 미치지 못해 2위인 강 의원(17표)과 결선을 치렀다. 3년 연속 원내대표에 도전한 김부겸 의원은 16표로 3위에 머물렀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의정활동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존재감을 확인받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정당의 모습을 선보이겠다”며 “주류와 비주류 구분 없이 다양한 지역의 모든 의원이 당 운영에 참여토록 하기 위해 정세균 대표에게 당헌·당규 개정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 진도 태생인 박 원내대표는 14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 김대중(DJ)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박 원내대표의 당선은 지난 2년 동안 거대 여당에 맞서 허약한 모습만 보여줬다는 당내 자성론과 무관치 않다. 그는 당내에서 정권 창출 및 국정운영 경험을 가진 몇 안 되는 의원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그가 대여 관계에서 ‘테이블 아래 상대편의 복심까지’ 읽는 정치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경선 과정에서도 적지 않았다. 또 법사위 소속 의원으로 지난해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검증 때 발휘된 뛰어난 정보력과 정책위의장으로서 보여준 남다른 성실함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DJ 측근인 박 원내대표의 당선에 대해 “민주당이 결국 변화보다는 호남 지역에 안주하는 선택을 했다”는 비판도 있다.

박 원내대표는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이자, 복심을 정확히 읽는 최측근으로 꼽힌다. 한나라당 김무성 신임 원내대표는 현역 국회의원 중 상도동계의 ‘맏형’으로 불린다. 향후 첨예한 여야간 현안협상에서 과거 양김식 정치스타일이 고스란히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 대변인일 때부터 내무부 차관이던 김 원내대표와 가깝게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김 원내대표도 청와대 말만 듣지 않고 야당에 져주기도 하겠다고 했으니까 서로 체면이 서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원내대표가 되기 전 이들의 식사자리에서는 “형님이 꼭 원내대표가 돼서 정치를 살려보라”(김 원내대표) “김 의원과 같이 잘해보자”(박 원내대표)는 등의 덕담도 오갔다는 후문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