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 인수 누가 웃을까… 포스코-롯데 제안서 제출
입력 2010-05-07 18:31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신동빈 롯데 부회장 중 누가 웃을까. 두 최고경영자(CEO)가 대우인터내셔널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매각 주관사인 메릴린치·삼정KPMG가 7일 마감한 대우인터내셔널 본입찰에 롯데와 포스코 모두 인수 희망가격을 포함한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캠코는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7월까지 매각작업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채권단 보유 지분 68.1% 전량을 사들이기로 하고 인수 희망금액으로 3조∼3조5000억원가량 써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은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매물을 싹쓸이하고 있는 유통 공룡 롯데와 그룹으로 몸집을 불려가는 국내 최대 철강기업 포스코의 한판 승부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특히 해외사업과 M&A를 진두지휘하는 신 부회장과 지난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형 M&A를 시도하는 정 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CEO로서 M&A 역량을 평가받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양사가 국내 무역업계 1위인 대우인터내셔널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해외 자원개발 능력과 상사로서 지사·사무소 등 106곳에 달하는 해외 네트워크 이점 때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베트남 11-2광구, 미얀마 A-1광구, 페루 8광구 등 해외 9곳에서 석유·가스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올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호주 나라브리 유연탄 광산 등 6곳에서 광물자원 개발을 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내에선 철강 생산원료가 없다 보니 우리만큼 해외 자원개발에 목말라하는 데가 없다”며 “상사의 철강 취급 비율도 20∼30%에 달해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국가적으로도 의미있는 조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도 “기존 상사 기능 외에 해외 인적 네트워크를 업종별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데다 미얀마 등 자원개발로 영역을 확대해갈 수 있다”며 “원칙에 맞게 잘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자산 규모 3조8851억원의 대우인터내셔널을 누가 인수하든 앞으로의 양사 글로벌 경영과 M&A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명희 김도훈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