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조2천억 순매도… 유럽발 쇼크 여파 ‘사상 최대 규모’
입력 2010-05-07 18:32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후폭풍이 이틀 연속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 투매 현상이 나타났고, 환율은 이틀 연속 급등했다. 그동안 비교적 낙관적이던 정부도 비상대책반을 구성, 상황을 점검하는 등 위기 관리에 본격 나섰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21포인트(2.21%) 내린 1647.5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주식을 내다팔면서 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조2374억원으로 집계가 시작된 1998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9.52포인트(1.87%) 내린 499.71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1원(1.24%) 급등한 1155.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4.7원 급등한 1166.0원에 출발했다가 오전 한때 1169.5원까지 오르면서 1170원대 진입을 앞뒀었으나 외환 당국의 개입과 수출 기업의 환전 물량이 나오면서 가까스로 상승폭을 줄였다.
우리나라 상장 주식의 30%를 보유한 외국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우리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 당국은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 여파로 요동치는 금융시장을 종합 점검하고 유로존 위기 확산에 대한 비상대책반을 긴급 조직, 운영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남유럽 재정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요인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고, 유로존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일송 김정현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