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발위, 대표회장 순번제-제비뽑기 선거방식 제안… 한기총 개정안 ‘낙점’만 남았다
입력 2010-05-07 18:16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광선 목사) 개혁안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한기총은 7일 서울 신문로2가 샬롬교회에서 임원회의를 갖고 변화발전위원회(변발위·위원장 최성규 목사)가 마련한 정관 개정안, 운영세칙 개정안, 선거관리규정 개정안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인 끝에 심의위원을 구성키로 했다.
길자연 명예회장 등 임원들은 최성규 위원장으로부터 개정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조목조목 따졌다. 대표회장의 임기 조정, 대표회장 후보 추천과 선출 방식, 사무처 실국 인원 증가 등의 적실성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뤘다. 개정안을 놓고 축조심의를 할지, 심의위원들을 새롭게 구성할지 논의한 끝에 변발위 안을 참고하되 심의위원을 인선하는 선에서 최종 조율했다. 위원 선임은 이광선 대표회장에게 일임키로 했다.
이 대표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회원 교단 및 단체들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되 교계는 물론 정치 사회 분야에서도 참고할 만한 미래지향적인 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공언해왔기 때문에 보다 중립적인 인사들로 심의위원들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들의 성향에 따라 변발위 안이 대폭 수정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기 어렵다. 여하튼 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은 실행위원회와 총회를 거쳐야 최종적으로 개정되기 때문에 새 위원들에게 주어질 시간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에는 최종 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변발위는 대표회장 및 총무를 총회에서 선출하되 대표회장 순번제를 제안했다. 순번제는 크게 가군 7000교회 이상 교단, 나군 2000교회 이상 7000교회 미만 교단, 다군 2000교회 미만 모든 교단으로 나누고 6년을 제1순차기로 간주해 가군 3회, 나군 2회, 다군 1회 대표회장이 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예장 합동 또는 예장 통합에서 대표회장이 선출된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2015년부터 대표회장 2년 단임제를 실시한다는 것. 변발위가 총무협의 위상 강화를 적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총무협 회장은 그동안 임원회에 참석하되 발언권만 있었으나 개정안은 의결권까지 갖게 했다. 이는 당초 총무협 설립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다.
대표회장 선거 방식과 관련, 변발위는 총회대의원(총대) 3분의 1 제비뽑기를 제안했다. 현재 총대가 약 500명이기 때문에 이를 색깔별로 3등분하면 160여명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금권 과열선거를 막아보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선거인단이 기존 실행위원 200명에서 총대 500명으로 늘어나는 데 불과하기 때문에 후보 측의 재력에 따라 얼마든 편법이 가능해 실질적 대안이 되기엔 부족하다.
한편 임원들은 15일 오후 4시 대학로에서 천안함 참사로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모아 국가안보 강화와 국민 통합의 계기로 승화시키기 위한 특별기도회를 갖기로 결의했다. 또 오는 10월 4∼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세계한인기독언론인대회를 갖기로 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