孝..어버이날 잊지 말아야 할 것

입력 2010-05-07 20:26


‘소가아파 누우며는 소침쟁이 찾아가나/ 늙은부모 병들어도 예사로이 생각하네/ 열아들을 기른부모 하나같이 길렀건만/ 열형제가 한부모를 어이하여 못섬기나.’(‘권효가(勸孝歌)’ 중)

한 목회자가 있었다. 중국 지린(吉林)에서 혹독하게 가난한 시절을 보내고 1946년 목회자가 돼 전국을 누비며 “사랑하는 형제자매여, 주일 설교를 듣고 계명을 외우면서도 왜 하나님과 부모님께 불효한 죄를 회개할 줄 모르십니까!”라며 부르짖었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엡 6:2)는 설교는 많은 성도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는 평생 1000회가 넘는 부흥집회에서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하나님의 복을 받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대길교회 원로목사이자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초대 회장을 지낸 고 박용묵 목사(1918~1991) 이야기다. 효를 권하는 작자미상의 시조로 알려진 ‘권효가’는 사실은 박 목사가 지은 글이다. 영파(靈波)가 호였던 그에겐 하루도 빠짐없이 가정예배로 훈련시킨 7남매가 있었다.

“아버지 자신이 효자였습니다. 부모님을 생각하며 지은 ‘부모은덕’이나 ‘효성 더욱 주옵소서’와 같은 시조엔 부모님의 공에 보답할 길이 없어 애달파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엿볼 수 있어요. 당신은 하나님 아버지를 경외하는 데도 승부를 걸었습니다. 아버지는 저녁 9시만 되면 온 가족을 안방으로 불러 모아 가정예배를 드렸어요. 가정예배는 모든 것에 앞서는 우선순위였습니다.”(일곱째, 박상진 장신대 기독교교육과 교수·52)

“아버지가 지금 눈앞에 살아 계시다면 큰 절을 올리고 싶습니다. 당신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저에게 피와 살이 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난 게 너무 감사합니다. 목회자로서 한 길만 가셨던 그분은 저의 목회 모델입니다.”(첫째, 박재천 전 명지고 교목실장·66)

“7남매가 모두 잘 된 것만은 아닙니다. 자식 중에는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고 장애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도 집사람이 뇌수술을 받고 10년째 투병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우리가 낙심하지 않는 것은 아버지가 가정예배를 통해 말씀하셨던 십자가 신앙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십자가를 없애는 게 아니라 있음에도 감사함으로 짊어지게 한 그분의 교육이 ‘파워풀’ 한거죠.”(둘째 박재형 서울의대 영상의학과 교수·62)

“요즘 기독교인들도 자녀사랑은 강조하지만 부모 돌봄 정신은 점차 흐려지고 있어요. 부모가 치매와 병에 걸려 치료기간이 길어지면 일단 포기하고 마는 기독교인 자녀들을 보면서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효를 다시금 생각해봐요. 아버지는 자신이 늙는 게 문제가 아니라 할아버지가 늙어 가시는 것을 너무나 안타깝게 여기셨던 분입니다. 성경에서도 효를 행하는 자에게 장수도 허락하시고 이 땅의 복을 주신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아버지가 그토록 부르짖었던 효 사상이 다시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해요.”(여섯째 박상은 샘의료원장·52)

하나님 사랑·부모 사랑의 정신은 7남매에 딸린 후손 36명에게 전수되고 있다. 성순(60·여·주부) 재열(57·하나투어 전무이사) 재섭(56·서대문교회 전도사)씨 등 7남매는 정기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추모예배를 드리고 있다. 영파선교회라는 이름아래 매년 인도로 단기선교도 떠난다.

어버이날인 오늘, 7남매는 사랑의 목회자이자 효도의 전도자, 성공적인 신앙교육의 전수자였던 아버지를 기억하며 ‘권효가’를 부른다. 미션라이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권효가



영파 박용묵 목사

사랑하는 형제자매 이내말씀 들어보소

하나님께 영혼받고 부정모혈 육신되어

천금일신 귀한몸이 이세상에 태어나서

금지옥엽 사랑받아 자란것이 아니던가

교육받고 수양받아 입신양명 하는것과

남혼여취 결혼하여 가정살이 하는거며

아름다운 이세상에 한평생을 누리는것

부모님의 크신공덕 아니고야 있을손가

부생모육 그은혜는 하늘보다 높건마는

청년남녀 많은중에 효자효부 귀할세라

시집가는 새악씨는 시부모를 싫어하고

장가드는 아들네는 살림나기 일심이라

제자식이 꾸짖으면 싱글벙글 웃으면서

부모님이 책망하면 듣기싫어 성을내며

시끄러운 아이소리 듣기좋아 즐기면서

부모님은 두말안해 잔소리라 빈정대네

자식들의 오줌똥은 손으로써 주무르며

부모님의 가래침은 비위상해 밥못먹고

과자봉지 쥐고와서 아이손에 쥐어주며

부모위해 고기한근 사올줄을 모른다네

소가아파 누우며는 소침쟁이 찾아가나

늙은부모 병들어도 예사로이 생각하네

열아들을 기른부모 하나같이 길렀건만

열형제가 한부모를 어이하여 못섬기나

그대몸이 귀하거던 부모은공 생각하고

서방님이 사랑커던 시부모를 중히아소

죽은후에 후회말고 살아생전 효도하여

하나님께 복을받고 부모님께 낙이되세

안먹어도 상관없는 술담배를 빨고먹고

한자리에 앉으며는 수많은돈 쓰면서도

부모위해 쓰는돈은 옴니암니 치고보니

늙은부모 기쁘시게 무슨대접 할수있나

반만년의 오랜역사 깊이상고 하여보면

명문거족 번영함은 효자후손 분명하고

불효자식 끝이없이 무궁무진 고생일세

사랑하는 형제자매 지성으로 효도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