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개혁안, 심의위에서 결정한다
입력 2010-05-07 20:34
[미션라이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광선 목사) 개혁안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한기총은 7일 서울 신문로2가 샬롬교회에서 임원회의를 갖고 변화발전위원회(변발위·위원장 최성규 목사)가 마련한 정관 개정안, 운영세칙 개정안, 선거관리규정 개정안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인 끝에 심의위원을 구성키로 했다.
길자연 명예회장 등 임원들은 최성규 위원장으로부터 개정안에 대해 설명들은 뒤 조목조목 따졌다. 대표회장의 임기 조정, 대표회장 후보 추천과 선출방식, 사무처 실국 인원 증가 등의 적실성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뤘다. 개정안을 놓고 축조심의를 할지, 심의위원들을 새롭게 구성할지 논의한 끝에 변발위 안을 참고하되 심의위원을 인선하는 선에서 최종 조율했다. 위원 선임은 이광선 대표회장에게 일임키로 했다.
이 대표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회원 교단 및 단체들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되 교계는 물론 정치 사회 분야에서도 참고할만한 미래지향적인 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공언해왔기 때문에 보다 중립적인 인사들로 심의위원들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들의 성향에 따라 변발위 안이 대폭 수정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기 어렵다. 여하튼 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은 실행위원회와 총회를 거쳐야 최종적으로 개정되기 때문에 새 위원들에게는 주어질 시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에는 최종 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회장은 “지난 3개월간 최성규 위원장을 비롯해 변발위 위원들이 최선을 다해주었다”고 평가하고 “임원회 결의에 따라 심의위원들을 서둘러 꾸려 이 안을 중심으로 수정 내지 삭제, 첨부해 다음 임원회까지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교단, 특정 인물을 배려하거나 배제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누구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논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기총 과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언론들이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변발위는 대표회장 및 총무를 총회에서 선출하되 대표회장 순번제를 제안했다. 순번제는 크게 가군 7000교회 이상 교단, 나군 2000교회 이상 7000교회 미만 교단, 다군 2000교회 미만 모든 교단으로 나누고 6년을 제1순차로 간주해 가군 3회, 나군 2회, 다군 1회 대표회장이 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11월말 예장 합동 또는 예장 통합에서 대표회장이 선출된다. 이어 나군→다군→가군→나군→가군→나군→다군→가군 순으로 대표회장이 나오게 된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2015년부터 대표회장 2년 단임제를 실시한다는 것. 변발위가 총무협의 위상 강화를 적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총무협 회장은 그동안 임원회에 참석하되 발언권만 있었으나 개정안은 의결권까지 갖게 했다. 이는 당초 총무협 설립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다.
대표회장 선거방식과 관련, 변발위는 총회대의원(총대) 3분의 1 제비뽑기를 제안했다. 현재 총대 수가 약 500명이 되기 때문에 이를 색깔별로 3등분하면 160여명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금권 과열선거를 막아보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선거인단이 실행위원 200명에서 총대 500명으로 늘어난 데 불과하기 때문에 후보 측의 재력에 따라 얼마든지 편법이 가능해 실질적 대안이 되기엔 부족하다.
변발위는 이밖에 총무와 사무총장, 실국장, 부장, 직원의 정년 명기와 기획홍보기능의 강화를 위한 기획홍보실 설치를 제언했다. 신학 및 이단연구위원회와 재정위원회를 상설위원회로, 기독교단체연합위원회 출산장려위원회 등 17개 위원회를 상임위원회로 편성할 것도 제안했다.
한편 임원들은 오는 15일 오후 4시 서울 대학로에서 천안함 참사로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모아 국가안보 강화와 국민통합의 계기로 승화시키기 위한 특별기도회를 갖기로 결의했다. 회원교단과 단체 소속 성도 5만 명이 함께할 기도회는 천안함 침몰과 46명의 순국장병의 희생을 기억하며 유가족 위로와 더불어 천안함 재건조를 위한 국민모금운동 전개 등을 다짐하는 자리다. 또 임원들은 오는 10월 4∼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2010 세계한인기독언론인대회’를 갖기로 했다. 언론출판위원회(위원장 이형규 장로)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포럼, 세계도서전 참관, 유럽선교사대회, 독일거주 한인 초청의 밤 행사, 종교개혁지 탐방 등으로 진행된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