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의 왕자’ 두릅, 향긋·쌉싸래한 맛 비타민 가득한 식탁
입력 2010-05-07 17:33
드디어 봄이 온 것 같다. 따사로운 햇살에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요즘 시장이나 슈퍼마켓의 나물코너에는 두릅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달래 냉이 씀바귀…. 여러 가지 봄나물을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요즘이지만 두릅만큼은 이맘 때 2,3주 있다가는 곧 사라진다. 눈에 띌 때 냉큼 사 먹어야 되는 것이 두릅이다.
두릅은 키 3∼4m짜리 나무에서 봄에 돋아나는 순을 삶아서 먹는 것으로, 가시가 나면 못 먹기 때문에 시장에 나오는 시기가 짧다.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김치발효과 김정숙 교수는 “두릅은 여느 나물처럼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 C는 물론 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어 혈액순환을 도와 피로회복에도 좋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산나물 들나물(아카데미북)’이란 책을 낸 나물 전문가. 그는 “나물을 먹는 것은 자연을 먹는 일”이라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봄철에는 겨울에 비해 비타민 소모량이 서너 배 많아지므로 비타민이 그득한 봄나물이 보약”이라고 말했다.
쌉싸래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일품이고 씹는 질감이 좋은 두릅은 예부터 ‘나물의 왕자’로 꼽혀 왔다. 봄 향기를 즐기기 위해 두릅을 구입할 때 무턱대고 큰 것을 골랐다가는 낭패 보기 쉽다. 김 교수는 “새순이 벌어지지 않고 통통한 것으로 아랫부분에 붉은 껍질이 붙어 있고 길이가 짧은 것이 향도 좋고 맛도 좋다”고 일러준다.
두릅은 흔히 데쳐서 초장을 찍어먹는데, 이렇게 숙회만 즐겼다면 올봄에는 변화를 줘보자. 김 교수는 두릅의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는 요리로 햄과 함께 만드는 두릅산적, 두릅김치, 두릅잣소스새우무침을 추천했다. 두릅은 쓴 맛이 있어 아이들은 잘 먹지 않는데, 햄과 함께 산적을 해놓으면 곧잘 먹는다. 매콤쌉싸래한 두릅김치는 마땅한 반찬이 없는 환절기에 입맛을 되돌릴 수 있는 묘약이다. 두릅잣소스새우무침은 칼슘과 타우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고혈압 예방과 성장 발육에 효과적인 새우를 넣어 두릅에 모자라는 영양분을 보충한 영양식. 쌉싸래한 두릅과 담백한 새우, 고소한 잣 맛이 어우러져 별미다. 성장기 수험생의 야식으로 활용할만하다. 이번 주말 두릅으로 영양도 보충하고 입맛도 되살려보자. 두릅의 다양한 조리법을 김 교수에게 배워본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