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받은 최고의 선물 가족”… 辛苦의 삶에서 깨친 희망의 메시지

입력 2010-05-07 17:45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신달자/문학의문학

“이제 말하는 것부터 배워야 합니다. 말하는 것을 배워야 사랑하는 것도 배우게 됩니다. 대화는 명령과 요구와 눈짓만이 아니라 말을 이어가며 서로가 교감하는 것입니다. 그런 대화를 통해 마음이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86∼87쪽)

신달자(67) 시인이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의 지혜들을 오롯이 담아 낸 에세이집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문학의문학)를 펴냈다. ‘강연의 명인’으로 불리는 시인이 전국을 돌며 청중들의 심금을 울린 강연담을 엄선해 묶은 것이다.

시인에게는 대기업, 지방자치단체, 여성 모임, 대학 등 곳곳에서 강연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간난신고(艱難辛苦)의 삶을 온 몸으로 헤쳐 온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이야기는 각박한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격려,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온다. 시인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을 24년간 수발했고, 병석에 누운 시어머니를 10년 가까이 모셨으며 자신도 유방암이란 병마를 이겨내야 했다.

에세이집은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 ‘삶이 문학을 부른다’ ‘모든 도약에는 후추냄새가 난다’ 등의 주제로 나눠 총 37편으로 구성돼 있다. 짤막짤막한 이야기들 속에 녹아 있는 주제는 가족의 소중함, 대화와 화해의 중요성, 진정한 행복의 의미, 도전 정신 등이다.

시인은 “‘가족’이야말로 우리가 받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가족과 가정에는 근원적인 소통의 피가 흐르고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의 아내, 여러분들의 남편, 여러분들의 자녀, 그리고 주변에는 저장된 인내와 사랑의 능력이 있을 것입니다. 저장 창고 안에 묻혀 있는 사랑의 잔고를 꺼내십시오. 우리들의 이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는 힘은 바로 가족이 아닐까요.”(34쪽)

퇴직한 부부들의 행복한 노년생활을 위한 비결도 알려준다. “남편들은 아내 혼자 전담하던 집안일을 분담하고 여행이나 취미 생활을 함께 즐기는 등,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아내들은 남편을 좀 불쌍하게 생각하면 안될까요?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하느라 집안을 돌보지 못했다고 말입니다.”(94쪽) 평범하고 당연한 말이지만 그는 이런 평범함을 실천하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또 ‘견디는 힘이 사랑’이라고 말한다. “상대방의 불만에 대해서도 참고 기다릴 줄 아는 행복을 길러야 합니다. 행복도 식물이니까요.”(113쪽) 30대들에게는 자아실현을 위한 분투를 촉구한다. “직업이나 나이 돈을 계산하지 마십시오. 이상과 꿈, 계획이 있다면 그것이 자아실현으로 가는 길입니다. 당신의 30대를 자신감 있게 박차고 나가길 바랍니다.”(240쪽)

시인은 특히 “화해는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가치”라며 자신, 가족, 사회와의 화해에 당장 나설 것을 제안한다. “화해는 우리

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 힘을 천 배로 늘리는 인간의 기적입니다. 바로 앞 분에게 이렇게 인사를 하면 어떨까요?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고 말입니다.”

라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