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發 금융 쇼크 주가 급락-환율 급등

입력 2010-05-06 23:28

유럽발(發)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국내외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에다 포르투갈, 스페인으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 코스피지수는 2% 가까이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04포인트(-1.98%) 하락한 1684.71로 마감했다. 특히 은행·금융업·증권지수는 3.24~3.96%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9.76포인트(1.88%) 하락한 509.23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751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2008년 6월 12일 9731억원 순매도한 이후 23개월 내 최대치다. 그러나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은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6275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중 2.60%(44.64포인트)까지 빠졌던 코스피지수 급락세를 방어했다.

아시아 증시도 큰 폭으로 내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11% 하락했고 일본(-3.27%) 대만(-1.53%)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5.8원 급등한 1141.3원에 마감했다. 안전자산인 달러화 매수 주문이 쏟아진 데다 외국인들의 주식 대량 순매도도 영향을 미쳤다.

장 초반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며 하락세를 보였던 채권 금리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상승 마감했다. 5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1% 포인트, 3년물은 0.08% 포인트 올랐다.

이에 앞서 미국 다우지수는 5일(현지시간) 전날보다 0.54% 하락한 10866.83으로 마감했고,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증시도 1% 내외 하락했다. 6일(현지시간)에는 독일과 프랑스 증시는 상승으로 출발했으나 미국 다우지수와 영국 FTSE지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정위기가 EU 여러 국가로 ‘전염’되는 게 아니냐는 공포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투자전략부장은 “남유럽 문제가 단기 급등한 글로벌 증권시장의 조정 빌미로만 작용할지, 더블딥(이중 침체)을 촉발하는 추세적 요인이 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