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 위한 정책 개선중”-“기독인부터 회개해야” 신촌포럼 저출산 주제로 열려
입력 2010-05-06 18:34
“지난해 국내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1.15명.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100년에는 우리나라 총 인구는 2010년의 50.5%인 2468만명으로 축소될 것입니다. 심지어 2500년에는 33만명으로 줄어 민족 자체가 소멸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방연상 연세대 교수가 6일 서울 노고산동 신촌성결교회의 ‘제26회 신촌포럼’에서 지난 4월 21일 삼성경제연구소의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긴급 제언’이라는 보고서를 인용, 저출산에 대한 신학적 평가 및 분석을 내놓았다. 방 교수는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출산장려 정책은 단순히 근시안적 출산율 증가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여성 입장에서 출산과 관련된 문제와 정책들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세기 리투아니아의 철학자 임마누엘 레비나스의 ‘책임윤리’ 사상을 들어 저출산 문제에 대한 근본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즉 하나님께 다가간다는 것은 곧 이웃에게 가까이 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교회는 책임윤리적인 신학과 사랑으로 무장해 여성의 노동과 출산 문제에 적극 개입,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저출산의 현황과 전망, 정부의 극복 노력을 설명하면서 “한국 사회에 저출산 문제가 이토록 심각해진 것은 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밝혔다. 정부가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캠페인 등 1990년대 후반까지 출산억제 정책을 펴는 바람에 심각한 저출산 문제가 야기됐다는 것이다. 전 장관은 저출산으로 노동력이 부족해지고 성장률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복지정책을 다루는 주무 장관으로서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늦게나마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극복하는 다양한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고 기독교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저출산 현상과 극복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윤성원 삼성제일교회 목사는 “하나님이 가정을 세우시고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명하셨는데 인간이 불순종했다”며 크리스천들이 먼저 회개할 것을 촉구했다. 20대 미혼 여성 고성은(내수동교회 성도)씨는 “경제적 부담만 해결된다면 많이 낳아 기르고 싶다”면서 “하지만 오늘 제시된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미흡해 보인다. 좀더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글=유영대 기자, 사진=홍해인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