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용의자 “계시받고 특정 종파 비방 목사 교회에 불”… 부산 새학장교회 전소 피해
입력 2010-05-06 18:33
부산·경남 지역 ‘사이비 이단 전문’ 목사의 교회에 불을 지른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6일 자신이 신봉하는 종파를 이단으로 비판하는 목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교회에 불을 지른 혐의(방화, 살인미수 등)로 안모(3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2일 오후 9시30분쯤 부산 학장동 새학장교회에 침입, 등유 20ℓ를 뿌리고 불을 붙인 혐의다. 이 불로 160여㎡가 전소돼 소방서 추산 4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경찰 조사 결과 정신과 치료 전력을 가진 안씨가 이 교회 황의종 담임목사에게 앙심을 품고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황 목사가 평소 자신이 믿는 종파를 이단으로 비판해왔다는 것이다. 경찰은 안씨가 인근 주유소에서 등유를, 슈퍼에서 라이터를 구입한 사실 등을 확인해 안씨를 붙잡았다. 안씨의 행동은 교회 인근에 설치된 CCTV에도 녹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신의 계시를 받고 특정 종파를 비방하는 황 목사의 교회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안씨는 자신이 소속된 교단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기독교총연합회와 부산성시화운동본부의 이단대책위원장을 맡은 황 목사는 2004년부터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지목된 교파에 대해 연구하고 강의하는 등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황 목사는 그동안 이들로부터 총 40여건의 고소·고발을 당했지만 홀로 변호하며 대부분의 고소·고발을 무력화시켰다.
황 목사는 “이단은 지금도 산 옮기기를 위해 개 교회에 추수꾼을 심고 있지만 교회들이 너무 안일한 것 같다”며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사명으로 알고 싸움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