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風, 盧風 타고 吳風 따라잡을까… 첫 여성 서울시장에 도전 한명숙 과제는

입력 2010-05-06 21:30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6일 확정돼 첫 여성 서울시장 고지에 도전하게 됐다.



한 전 총리는 여성 민주화운동계 대모, 최초 여성 총리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인물로 일찌감치 최적의 서울시장 후보감으로 꼽혀왔다. 특히 지난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국민장의 공동장의위원장으로 영결식에서 조사를 낭독,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5월 23일)가 다가올수록 한 전 총리를 중심으로 진보개혁세력의 결집이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전 총리의 당장의 과제는 한나라당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지지율 격차는 한 전 총리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직후 불과 7.5% 포인트(본보 지난달 10일 조사)로 좁혀졌으나,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직후에는 ‘전당대회 효과’로 인해 격차가 22.6% 포인트(KBS 지난 3∼5일 조사)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한 전 총리 측은 야권 단일화를 통한 선거연대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한 전 총리는 이날 후보 수락연설에서 “모든 민주시민세력이 단결해 승리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온몸을 던져서 범민주시민세력의 후보로 진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 측은 후보등록(13∼14일) 전 사실상 후보단일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초당적으로 구성된 선거대책위원회 발족도 단일화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

한 전 총리는 또 ‘정권·서울시정 심판론’ 부각에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특히 오 시장과 첫 대결이 벌어지는 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부터 오 시장의 ‘개발·디자인 정책’에 맞서 ‘사람·복지 정책’의 대립구도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한 전 총리는 “겉치레 서울 대신 사람을 위하고 존중하는 사람중심 도시, 사람특별시를 만들어 서울의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심에서의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권이 본선에서 한 전 총리에 대한 도덕성 공세와 함께 정책과 비전 등 ‘콘텐츠 문제’를 집중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부담이다. 또 인지도 조사나 다름없이 진행된 당내 경선 흥행이 참패한 것으로 평가되는 데다 이계안 전 의원의 TV토론 요구에 응하지 않아 트레이드 마크였던 포용력에 흠집이 생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명숙은 누구=한 전 총리는 1979년 ‘크리스천 아카데미 사건’으로 2년간 옥고를 치르는 등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80∼90년대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에서 활동하며 여성운동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99년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맡았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초대 여성부 장관, 환경부 장관, 17대 국회의원에 이어 2006년 4월 19일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로 발탁되는 등 정치인으로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러나 2007년 당시 여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낙선한 데 이어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12월부터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으나, 지난달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장희 이도경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