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혈맹… “中, 김정일에 세계최고의 대우 해줘”

입력 2010-05-07 13:05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3박4일의 방중기간 초특급 대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환대가 극진했다. 후 주석은 5일 김 위원장과 인민대회당에서 무려 4시간30분 동안 자리를 함께하며 우의를 다졌다. 오후 5시30분쯤 시작된 정상회담이 7시쯤 끝나고 계속된 만찬은 밤 10시까지 계속됐다. 통상 정상 간 만찬은 오후 9시를 넘기지 않는 게 관행이지만 이례적으로 장시간 만찬을 한 것은 김 위원장을 그만큼 극진히 대접했다는 의미다.

만찬장엔 후 주석 외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비롯해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대다수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위원장을 위한 특별공연도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이 끝난 뒤 인민대회당 주변에서는 공연단을 태운 버스가 눈에 띄기도 했다.

후 주석은 당초 6일에도 김 위원장과 함께 직접 가극 ‘홍루몽’을 관람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 위원장의 귀국일정상 어쩔 수 없이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만찬에서 김 위원장과 면담한 원 총리가 6일 또다시 김 위원장이 묵고 있는 댜오위타이(釣魚臺)를 직접 찾아가 오찬회동을 함께한 것도 경협 등 회담의 필요성을 떠나 김 위원장을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중국 땅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3일 단둥(丹東)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비롯해 천정가오(陳政高) 랴오닝(遼寧)성장과 부성장급 간부들이 대거 영접에 나섰다. 다롄(大連) 방추이다오 국빈관에서 열린 만찬에서는 왕민(王珉) 랴오닝성 서기와 천정가오 성장 등 지역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다롄에서는 특히 서열 7위이자 랴오닝성 당서기를 지낸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김 위원장과 동행하면서 만찬까지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리 부총리가 이후 베이징까지 계속 동행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어 방문한 톈진(天津)에서도 장가오리(張高麗) 당서기 등 시 간부들이 대거 김 위원장을 영접하고 오찬을 했다. 왕자루이 부장은 김 위원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도움을 주고 있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은 중국에서 세계 어느 나라 정상도 받지 못하는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중국의 환대는 혈맹으로 불리는 중·북 간 특수 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