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희생’ 금양호 선원 7명 영결식

입력 2010-05-06 21:40


“아들아, 엄마 걱정 말고 물 속에서 얼른 나와. 아가 아가 우리 아가….”



천안함 수색에 나섰다가 지난달 2일 침몰한 98금양호 선원 7명 합동 영결식이 6일 사고 34일 만에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장으로 엄수됐다. 인천 경서동 신세계장례식장 앞마당에서 열린 영결식에서는 실종 선원 허석희(33)씨 어머니 백영림(54)씨의 애끓는 절규가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영결식에는 정운찬 국무총리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이길범 해양경찰청장,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안상수 한나라당 인천시장 후보,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박상은 이경재 이학재 한나라당 의원과 조배숙 민주당 의원, 유가족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김재후 선장을 비롯한 7인의 영정, 보국포장, 위패를 모신 가로 8m, 높이 2.6m의 제단 앞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와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보국포장은 지난 4일 정 총리가 빈소를 방문해 추서한 것이다.

장례위원장인 이종구 수협중앙회장은 조사에서 “당신들은 바다를 사랑한 진정한 어업인이자 순수하게 조국을 걱정했던 애국자였다”며 “천안함 침몰 때 한달음에 달려가 장병들을 수색했던 그 조건 없는 조국 사랑을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목사는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 애국자를 봤다”며 “국가와 종교계가 이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살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결식을 마친 한국인 실종 선원 6명의 영현은 리무진으로 인천가족공원 내 시립화장장에 운구돼 화장 절차를 거친 다음, 지난달 22일 장례를 마친 98금양호 선원 김종평씨가 영면한 납골당에 나란히 안치됐다. 유가족들은 7일 인천 연안부두에서 위령제를 지낸 뒤 해경 경비함을 타고 팔미도 근해에서 해상 헌화하는 것으로 모든 장례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98금양호는 천안함 수색 작업에 참여했다가 복귀하던 중 캄보디아 화물선과 충돌해 침몰했다. 이 사고로 탑승 선원 9명 가운데 김종평씨와 인도네시아인 람방 누르카효씨 등 2명은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으나 나머지는 실종됐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