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검출 화약성분은 RDX… 연돌·침몰 해저서 소량 찾아
입력 2010-05-06 21:43
천안함 침몰 때 충격으로 함체에서 떨어져나간 연돌(연통)과 사고 지점 반경 500m 내 해저에서 소량의 화약 성분이 검출돼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6일 “지난 주말 침몰 원인을 규명 중인 합조단이 천안함의 연돌 부분과 사고 지점 인근 해저에서 화약 성분을 검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연돌 부분에서 발견된 화약은 100억분의 1.46g 정도의 매우 소량이며, 해저 뻘에서 검출된 성분은 이보다 적은 양“이라고 덧붙였다. 검출된 화약 성분은 어뢰와 같은 폭발물 제조에 쓰이는 ‘RDX’(Research Department Explosive, 백색·결정성·비수용성 강력 폭약 성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폭발물 제조에는 TNT(Trinitrotoluene, 톨루엔과 질산·황산의 혼합 화합물), RDX 등이 많이 쓰이는데 이번에 검출된 것은 RDX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DX는 1898년 독일에서 제조됐으며, 2차 세계대전 당시 폭발물 재료로 활용됐다. 폭발력은 TNT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리스트들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2006년 뭄바이 철도 테러에 사용된 폭탄의 주성분도 RDX였다. 폭발물에 밝은 한 군사 전문가는 “검출된 화약 성분을 동위원소 분석 등을 통해 정밀 검사할 경우 제조 회사나 사용 국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주로 사용하는 화약류 시료를 우리 군이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성분 분석 결과가 나오더라도 제조국을 명확히 밝히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면 자체 생산한 폭발물을 사용하지는 않았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국제 무기거래 시장에서 비공식적으로 서방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며 “화약 성분이 공산권에서 주로 사용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돌에서 화약 성분이 검출된 것은 배 밑바닥과 연결돼 있는 기관실 바로 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함체 아랫부분에서 강한 폭발이 일어났을 경우 기관실을 통해 화약이 함체 가장 윗부분인 연돌까지 올라올 수 있다. 해저 뻘에서 발견된 미량의 화약 성분도 폭발 때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합조단이 천안함 잔해물을 수거해 성분 분석을 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린 바 없다”며 “화약 성분 검출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원 대변인은 “합조단의 조사 결과는 20일 이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븲관련기사 5면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