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복음 위에 건강·부?… 주객 전도돼 길 잃은 번영신학에 대한 경고
입력 2010-05-06 17:37
바벨탑에 갇힌 복음 / 행크 해네그래프 / 새물결플러스
이 책은 기독교 복음의 본질을 건강이나 부 등에 두고서 이를 설파하는, 이른바 번영신학에 대한 따끔한 충고를 담고 있다. 하지만 671쪽에 달하는 분량은 충고 이상이다. 왜곡된 진리에 대한 저항과 진리 수호에의 결연함이 담겨있다.
‘바이블 앤서 맨(Bible Answer Man)’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이면서 기독교연구소장인 행크 해네그래프는 번영신학의 유포자에 대한 경찰 역할을 자처하며 핵심 인물의 면면과 비복음적 내용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예를 들면 이렇다. 번영신학 추종자들의 기준엔 욥은 실패자다. 그들은 욥을 ‘수치의 전당’에 안치하고 자신들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다. 번영신학에서 하나님은 철저히 강등 당한다. 인간을 신격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님을 피조물들이 부르면 달려가는 시종으로 바꿨다.
믿음운동으로 표현되는 번영신학은 미국 최대 교회의 목회자이자 베스트셀러의 작가로, 기독교 텔레비전 방송의 진행자로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책에서는 믿음운동 핵심 인물들의 오류를 역사적 흐름과 함께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번영신학이 표방하는 공통적 특성을 본문 왜곡, 믿으면 기적을 보게 된다는 신념, 모조 그리스도 등으로 분류하고 구체적인 결함 5가지를 기독교 신앙의 영적 법칙과 대조하며 차근차근 설명한다.
결함은 믿음을 믿는다는 공식을 비롯해 인간을 작은 신으로 보는 것, 희석화 된 그리스도의 속죄론, 부와 가난에 대한 왜곡, 질병과 고통에 대한 저주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시크릿’이 인용하는 뉴에이지적 책들이 교회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전례 없는 위협이라고 한다면 번영신학 설교자들이 퍼뜨리고 있는 죽은 교리는 기독교 내부에서 일어난 전면적인 위협”이라며 “이 위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의 말미에는 ‘결함 치료제’ 5가지를 제시하고 아멘, 성경, 교회, 방어, 핵심의 영역에서 기독교 교리를 단단하게 굳히는 작업을 시도한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