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긴축재정에 반발… 노조 총파업…시위대 방화로 3명 사망
입력 2010-05-06 00:29
그리스에서 5일 정부의 긴축재정 프로그램에 반대하며 최근 수년 만에 최대 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최소 3명의 사망하는 등 상황이 심상찮게 전개돼 그리스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수도 아테네와 제2도시 테살로니키 등에서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분노를 표출했다. 양대 노총인 공공노조연맹(ADEDY)과 노동자총연맹(GSEE)이 주도한 24시간 총파업에 노동계는 물론 영세업자 전문직 등 각계각층이 동참한 것이다.
특히 아테네에서는 시위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방화로 은행 건물에 불이 나 3명이 숨졌다고 영국 BBC방송은 보도했다. 아테네 도심의 지방정부 사무실이 입주한 다른 건물에도 화재가 발생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날 낮 아테네 도심에서는 2만여명이 거리 행진을 벌인 뒤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긴축 대책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일부가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 저지선을 뚫으려는 시도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서자 시위 양상이 과격하게 변했다. AP통신은 아테네에서만 6만명 이상이 참가해 시위 규모가 근래 최대였다고 전했다. 테살로니키에선 시위대가 가게와 은행 점포 등을 터는 등 폭력적이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노조의 파업으로 아테네의 국제공항 등은 업무가 전면 중단됐다.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도 마비됐으며, 관공서와 국·공립학교 등도 문을 닫았다.
야니스 파나고풀로스 GSEE 위원장은 “국민들은 희생을 요구받았다. 그런데 부자들은 아무것도 요구받지 않았다”며 정부의 조치에 거칠게 항의했다.
그리스 정부는 앞서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공무원 보너스 폐지, 연금 감축, 부가가치세 인상 등을 내용으로 한 긴축 조치 이행을 약속했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