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만여명 ‘특수전 부대’ 전진배치

입력 2010-05-05 21:26

북한이 2∼3년 전부터 추진해온 특수전 부대의 전방배치 계획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5일 북한이 7개 경보병(특수전병력) 사단을 창설했으며 수개월 전 이들 사단을 전방으로 배치하고 전투서열을 제1번으로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개 경보병사단 병력이 7000여명으로 구성된 점을 감안하면 5만여명 특수전 병력이 전진배치된 셈이다. 전투서열 제1번에 특수부대를 배치했다는 것은 유사시 또는 평시에 기습 침투에 중요성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특수전과 잠수함, 잠수정을 활용한 비대칭전에 중점을 둬왔다. 재래식 전력 면에서 우세한 우리 군과의 전면전은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의 특수전 병력은 18만명으로 추산된다. 전방군단에 경보병사단을 추가 창설했으며 전방사단의 경보병 대대를 연대급으로 증편해 특수전 병력을 확대하고 있다.

북한은 유사시 야간에 특수전 병력을 산악 및 남쪽 주요 도시에 침투시켜 우리군의 후방을 교란시킨다는 작전 계획을 갖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한·미 연합전력의 정밀 타격 능력과 한반도 지형상 기계화부대의 이동이 쉽지 않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특수전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후방교란 작전은 빠른 시간 내 전장 상황을 피아 혼재상태로 만드는 전술로 후방 지역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군은 특수전 병력의 후방교란 작전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군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은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를 기습 점령해 국지전을 펼치는 상황이다. 현재 백령도에는 해병대를 중심으로 북한군의 상륙을 저지하는 훈련이 주기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또 북한 특수군이 김포 등 수도권 인접지역과 서해안 해안가를 따라 기습 침투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50여명의 특수부대원을 탑승시켜 시속 45노트(약 80㎞) 이상 속도로 기동이 가능한 공기부양정 130여척을 서해안 쪽에 운용하고 있다. 군은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공격형 헬기를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부대의 서해안 침투 저지 임무는 그간 주한 미군의 아파치 헬기부대가 담당해 왔으나 2006년부터 한국군이 담당하고 있다. 공격헬기는 내년도 탐색개발 예산으로 232억원이 반영됐으며 개발 타당성이 검증되면 2012년 말쯤 본개발 착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천안함 사건으로 공격용헬기 개발 계획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