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 무서워”… FP, 지도자들 별난공포증 소개

입력 2010-05-05 18:37

김정일-飛行

카다피-밀실

메르켈-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중국 러시아 등 우방국을 찾을 때마다 열차를 이용한다. 고소공포증 탓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4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세계의 주요 통치자들의 별난 공포증 5가지를 소개했다.



FP는 김 위원장의 비행공포증이 1976년 헬리콥터 사고로 심하게 부상한 이후 생겨났다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9300여㎞ 떨어진 러시아 모스크바를 갈 때도 전용열차를 타고 여행했다고 전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공간에 갇히면 극도로 불안해지는 폐소공포증이 있다. 그래서 외국에 가면 호텔보다 베두인족의 천막을 치고 지내기를 좋아해 여러 국가의 의전 관계자들을 당혹케 한다. 지난해 뉴욕의 유엔 총회에 참석했을 때도 인근 지역 세 곳에 천막을 치려고 했다. 하지만 반대 시위로 좌절됐고, 결국 리비아 외교공관에서 1개의 소박한 천막을 치고 자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개를 무서워한다. 어릴 때 개에 물려서다. 이 같은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심리 외교의 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모르는 척 이를 역이용하기도 했다고 FP는 전했다. 2006년 당시 대통령이던 푸틴은 메르켈 총리에게 강아지를 선물로 주거나, 자신의 사냥견을 두 사람의 회동 때 데리고 가기도 했다.

텍사스 출신으로 카우보이 이미지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의외로 말 타기 공포증이 있다. 비센테 폭스 전 멕시코 대통령이 우호 제스처로 자신의 애마를 탈 것을 부시에게 권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응하기는커녕 오히려 말에서 멀찌감치 떨어지자 폭스가 당황해 했다고 부시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술회했다.

미얀마 군정 최고 지도자들은 대대로 미신에 대한 공포가 크다. 전 군사독재자 우 네 윈은 100차트짜리 지폐를 90차트짜리로 교체한 적이 있다. 행운의 숫자라는 이유 때문이다. 또 현 군정 최고 지도자인 탄 슈웨 장군은 2006년 수도 양곤에서 정글 오지로 거처를 옮겼다. 점성술사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정권이 몰락할 것이라고 경고하자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FP는 전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