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가수 백설희씨 별세

입력 2010-05-05 18:20

가수 전영록씨의 어머니인 원로가수 백설희(본명 김희숙)씨가 5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고인은 지난해 말부터 고혈압에 따른 합병증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1943년 조선악극단의 음악무용연구소에 들어간 백씨는 49년 KPK악단이 공연한 ‘카르멘 환상곡’에서 주인공 카르멘 역을 맡으면서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그에게 백설희라는 예명을 지어준 사람은 KPK 단장이자 작곡가였던 김해송씨. ‘에베레스트 산의 눈이 낮이나 밤이나, 여름이나 겨울이나 녹지 않고 눈부신 자태를 드러내듯이 연예인으로서 높은 곳에서 식지 않는 열정으로 빛나라’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조선악극단과 KPK악단을 거친 백씨는 한국전쟁 직전 새별악극단에 입단해 평생 반려자인 배우 고 황해(본명 전홍구)씨를 만나 결혼했다. 악극단원에서 출발한 고인은 53년 작곡가 고 박시춘씨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레코드가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봄날은 간다’ ‘물새 우는 강언덕’ ‘청포도 피는 밤’ ‘코리아 룸바’ 등을 히트시키며 50년대 말 최고의 인기 여가수로 떠올랐다. 또 영화 ‘자유부인’에서 사교모임 일원으로 출연하고 주제곡 ‘아베크 토요일’을 부르기도 했다.

유족은 전영록씨 등 4남 1녀가 있다. 전씨의 딸인 보람씨도 그룹 티아라로 활동해 3대째 연예인 집안의 명맥을 이어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7일 오전 8시.

이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