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증도면 두번째 여성 사역자… 소악교회 김은미 목사

입력 2010-05-05 18:04


남편의 선교 열정 이어받아

문준경 전도사처럼 헌신할 것


‘섬 선교의 어머니’ 문준경 전도사에 이어 전남 신안군 증도면에 또 한 명의 여성 사역자가 나왔다. 증도면 병풍2구 소악교회를 담임하는 김은미(49) 목사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전남동지방회 소속으로 최근 목사 안수를 받았다. 김 목사는 문 전도사와 같은 암태면 출신에다 낙도 선교 전도부인이었던 문 전도사처럼 목회자가 되기 전엔 ‘전도인’으로 복음을 전하러 다녔다. 무엇보다 김 목사가 ‘제2의 문준경’으로 살고자 하는 것은 남편의 못다 이룬 섬 선교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김 목사는 2002년 남편인 김수열 전도사를 따라 소악교회에 처음 왔다. 남편을 도와 사모로서 섬 지역을 돌며 주님을 전했다. 그러다 2004년 3월 남편이 급성림프백혈로 약 1년간 투병하다 먼저 하늘나라로 갔다. 김 목사는 “남편은 광주 전남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몸 상태가 좋아지면 교회로 와서 설교하고 전도하고 그렇게 열정적으로 사역하다 떠났다”고 말했다.

남편의 죽음 뒤 김 목사는 남편이 없는 자리에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랐다. 섬을 떠나려고도 했다. 그때 그의 마음을 잡아준 이들이 바로 소악교회 15명 성도다.

“갈 곳이 없던 저를 교회에서 모시겠다며 성도들이 잡아줬어요. 그래서 남편의 뒤를 이어 ‘전도인’으로서 담임을 맡으며 전남신학원에 입학했습니다. 4년간 공부하고 2년간 목회신학연구원 과정까지 마치고 지난달 29일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강단에 서는 과정이 다소 빠른 감이 있지만 전남동지방회에선 그의 지나온 사역을 모두 인정했다. 지방회는 남편의 죽음과 20여 가구 중 15명의 성도가 신앙생활을 하는 소악교회에 새로운 목회자를 파송하지 않고, 김 목사가 학업을 마칠 때까지 7년여의 시간을 기다려줬다.

그런 만큼 김 목사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종이 되기 위해 힘쓰겠습니다. 1년에 아홉 켤레의 고무신을 바꿔 신을 정도로 부지런히 섬을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하신 문 전도사님처럼 저도 헌신자로 살겠습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