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정을 살려야 나라가 산다

입력 2010-05-05 17:58

가정의 달 5월이 되었지만 마음이 가볍지 않다. 수많은 가정들이 가족 해체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 해체는 이미 심각한 사회병리 현상의 하나가 되었다. 최근엔 불경기가 길어지면서 실직과 경제난 등으로 가족 해체가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족 해체는 수치로도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 전체 가구수는 1691만 가구로 이 중 20.1%가 1인 가구다. 다섯 가구 중 한 곳은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것이다. 이혼율도 증가세다. 지난해 12만3999쌍이 이혼해 2008년 11만6535쌍보다 6.4% 증가했다. 어제는 자녀와 떨어져 사는 서울거주 독거 노인이 65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꼴이라는 발표도 있었다.

가족 해체엔 물리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이 작용한다. 물리적 원인은 가정 폭력과 암 등의 질병, 교통사고로 인한 부모사망, 실직으로 인한 경제난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에도 가정폭력은 가장 악성이다. 가정 폭력은 부부 간에 발생하건, 부모와 자녀 간에 발생하건 같은 공간 내에서 상습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심리적 원인으론 맞벌이 부부 증가와 사교육 팽창 등으로 인한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 단절, 인터넷과 모바일 등 정보기기 발달이 가져온 개인주의 생활방식의 확산이 꼽힌다. 이처럼 가족 해체의 원인은 중층적이고 복합적이라 해결책도 간단치 않다.

중요한 것은 가족 해체가 단순히 가정만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 사회 모두가 인식하는 일이다. 가정이 해체되면 사회적 기반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 폐해도 고스란히 사회가 떠안아야 함은 물론이다. 가정의 회복과 건강성에 사회 정책의 무게중심이 두어져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정은 사랑의 원천이요 국가의 기초다. 어떤 이유에서도 지켜내야 할 공동체다. 제 아무리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더라도 가정의 울타리가 무너지면 행복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가정이 행복해야 개인도, 사회도 행복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본보가 5월 한 달간 ‘가정을 살리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자. 붕괴되는 가정을 살려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