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에 6자회담 복귀 표명한 듯… 김정일-후진타오 정상회담

입력 2010-05-06 00:12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5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6자회담 재개문제와 경제지원 등에 대해 집중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진전된 발언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화폐개혁 이후의 북한 경제난을 감안해 무상지원을 포함한 상당한 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고위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6자회담에 대해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후 주석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전제로 경제지원을 약속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방중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중국이 회담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의사를 공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신문은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때 6자회담 예비회담 참여의사를 전달하기로 북한과 중국이 사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중국이 북한에 대규모 식량지원과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서는 공식의제로 논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회담 직후 또는 환영만찬 당시 북한 입장을 설명하고 후 주석이 경청하는 선에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인민대회당 안에서 자리를 옮겨 후 주석 주재의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포함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환대에 감사를 표시하고, 양국 간 지속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어 6일에는 원 총리 및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의 개별 회담을 갖고 구체적인 경제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또 후 주석과 함께 가극 ‘홍루몽’을 관람하면서 북·중 간 우의를 과시한 뒤 7일쯤 4박5일의 방중일정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는 전날 밤 다롄(大連)을 출발해 이날 오전 7시30분쯤 톈진(天津)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톈진에서 장가오리(張高麗) 당서기의 안내로 환보하이(環渤海) 지역의 핵심 경제중심지인 빈하이신구(濱海新區)를 시찰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