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성경 읽어주는 것이 최고의 유산” 성경통독 운동 펼치는 조병호 목사의 가정교육
입력 2010-05-05 17:42
누구는 자녀를 외국 명문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수천만원을 쏟아 부어 과외를 시킨다. 하지만 어떤 부모는 과외 한 번 안 시키고 성경읽기와 인성교육만으로도 명문대에 보낸다. 1989년부터 성경통독 운동을 벌여 한국교회에 확산시킨 조병호 하이기쁨교회 목사 가정의 이야기다.
조 목사는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영국 에든버러대와 버밍엄대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2000만원을 빌려 시작한 유학생활이 편할 리 없었다. 그럼에도 무교회 지역을 돕기 위해 1년에 두 번은 꼭 한국을 찾았고 유학생들을 극진히 대접했다. 남들은 꼭두새벽부터 김밥을 싸서 도서관으로 향하는데 조 목사는 2시간 동안 소리 내 성경만 읽었다. 그런 조 목사를 두고 주변에선 모두들 ‘미쳤다’고 했다.
“영국의 가정집은 벽이 얇아요. 오전 7시만 되면 우리 3남매는 아버지가 큰 소리로 영어성경을 읽는 것을 들으면서 깼어요. 아버지는 집에 들어와서도 하나님이 보고 계신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으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하나님께 인정받기 위해 몸부림치는 부모님을 보며 하나님께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첫째 딸 민혜(22)씨는 오는 9월 영국 UCL(University College London) 예술사학과에 입학한다. 이 학교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명문대학이다. 민혜씨는 올해만 성경을 7번 통독했다. 대법관이 되는 것이 꿈인데 그 전에 성경을 500번 읽겠단다.
“대학 입학 전에 새 옷을 입어본 기억이 없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늘 한국 유학생과 목회자를 집으로 초대했어요. 부모님은 절대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말라고 하셨어요. 좁은 방은 늘 손님 몫이었어요. 우린 그분들께 부담을 덜 드리기 위해 침낭을 갖고 잘 안 보이는 부엌이나 구석에서 먼저 잠들었어요. 그런데 양식과 물질이 끊이지 않는 경험을 했어요. 사르밧 과부처럼요.”
UCL 고고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둘째 딸 민재(20)씨의 꿈은 유엔 사무총장이 되는 것이다.
“엄마는 감옥에 갇히더라도 책만 있으면 즐겁게 지내실 분이에요. 부모님은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직접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막내 윤환(15)군은 영국에서 명문으로 꼽히는 애시포드 스쿨에 다니고 있다. 윤환 군은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조국을 위해 군대도 가고 일도 해야 한다”는 조 목사의 뜻에 따라 영주권을 포기했다.
“남편이 2003년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아이들의 생활비를 감당할 방법이 없어 온 가족이 철수할 계획을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세 아이들의 씩씩한 모습에 감동을 받은 한 영국인 목회자가 3남매의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정말 하나님께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면 그분께서 책임지시더라니까요.”(임성하 사모)
3남매가 건강하게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성경읽기와 인성교육에 있었다. 조 목사는 “부모가 자녀에게 건넬 가장 확실한 것은 결국 성경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가평=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