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스카프 하나면 자외선 차단 “OK”… 여성 트레커 위한 ‘센스 트레킹’

입력 2010-05-05 17:37


겨울, 여름, 가을, 겨울…. 겨울 날씨가 하루 만에 여름 날씨로 바뀌는 등 실종된 봄이 변덕을 거듭하더니 어느새 입하(立夏)마저 훌쩍 지났다. 흐르는 땀과 강한 자외선이 여성 트레커들을 괴롭히는 계절이다. 뿐만이 아니다. 비위생적인 간이화장실과 해충 때문에 산을 찾는 여성들은 곤욕을 치르기 일쑤다. 본격적인 야외 활동의 계절을 맞아 한국트레킹학교 김순덕(51) 강사로부터 여성 트레커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자외선과 땀 차단=요즘 트레킹이나 조깅을 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여성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피부에 부담을 주는 선블록 대신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복면을 연상하게 하는 마스크는 보기에 흉할 뿐 아니라 통풍과 땀 흡수가 잘 안돼 피부암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때 목덜미까지 자외선 차단이 가능한 멀티스카프를 활용해보자. 멀티스카프는 항균성 보온성 속건성이 뛰어난 기능성 제품으로 두건, 마스크, 스카프, 손수건 등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멀티스카프는 두 장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하나는 목에 감고 있다 눈 아래까지 올려 마스크 대용으로 사용하고, 하나는 모자 대용으로 직사광선을 막는 것은 물론 바람이 불 때 적정한 체온을 유지시켜 준다. 손목에 감으면 땀을 닦는 손수건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산행 시 땀을 많이 흘리면 좋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 목과 겨드랑이 부분 등 등산복 곳곳에 달려있는 지퍼를 적절하게 열고 닫으면 땀을 배출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겉옷은 물론 팬티와 브래지어 등 속옷도 기능성 제품을 착용해야 한다. 면 소재 제품은 땀이 잘 마르지 않아 고산에서 저체온증에 걸리기 쉽다.

기능성 등산복을 제대로 착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고어텍스 모자는 비 올 때 쓰는 모자로 평상시에 쓰면 통풍이 안 된다. 윈드자켓은 보온용이 아니라 바람을 막아주는 옷인데 집에서 나올 때부터 입는 경우가 많다.

◇위생용품 챙기기=여성 트레커들은 야외서 간이화장실 등을 이용할 때 가장 곤혹스럽다. 변기가 지저분할 뿐 아니라 용변 후 손 씻을 물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야외 화장실에는 모기와 벌레도 많아 사용을 꺼리게 된다. 이런 때 휴대용 변기 커버와 손 세정제 등을 휴대하면 고민 끝.

일회용 변기커버는 야외활동을 하는 여성들의 고민을 해결한 아이디어 상품. 환경보호를 위해 자연상태에서 분해되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뿌리는 살충제 대신 신체의 노출부위를 물휴지로 닦아줌으로써 모기와 벌레를 퇴치하는 물휴지형 제품도 인기. 라미웰빙의 아사니스 여행세트가 대표적으로 하루나 이틀 사용할 정도로 소량이라 값싸고 휴대에 간편하다.

산행 중 간이화장실마저 없을 땐 어떻게 할까. 부득이 야외에서 해결할 경우 여성들은 휴지로 뒤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휴지는 환경을 오염시킬 뿐 아니라 위생에도 좋지 않다. 김 강사는 오랜 트레킹 경험을 바탕으로 미니 생리대를 착용하면 일일이 휴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귀띔한다.

미니 생리대는 손을 베거나 다쳐 출혈이 많을 때도 유용하다. 일회용 밴드보다 크고 흡수력이 좋아 지혈이 용이하고 손가락에 감으면 딱딱해 부목 역할도 한다. 미니 핫팩을 단전에 붙이면 생리통을 줄여준다. 물휴지는 화장을 지우거나 손을 닦을 때 유용하다. 단, 자연 상태서 분해가 안 되므로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

글·사진=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