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이틀째] 덩샤오핑 수정주의자 지목뒤… 김일성이 鄧찾아 사과한 곳
입력 2010-05-04 22:18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 첫날인 3일 만찬을 한 다롄(大連)의 방추이다오 영빈관은 김 위원장에게는 악연이 있는 곳이다.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 지위를 공식 확인받은 김 위원장은 1983년 6월 2일 후야우방(胡燿邦)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초청으로 중국을 처음 방문한다.
하지만 방중 이후 김 위원장은 같은 달 15일부터 비공개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이제 중국 공산당에 존재하는 것은 수정주의뿐”이라고 말했다. 덩샤오핑(鄧小平) 등 중국 지도자들을 수정주의자로 지목한 것이다.
며칠 후 이 소식이 중국에 알려지자 덩샤오핑은 “철부지(黃嘴郞)가 조선의 운명을 쥐고 있다”며 크게 개탄했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김 주석은 그해 8월 19일 방추이다오 영빈관을 찾아 덩샤오핑을 만나 직접 사과했다. 김 위원장에게도 9월에 중국을 다시 방문해 직접 사과하도록 했다.
이때 김 위원장은 자리를 권해도 앉지 않고 서서 덩샤오핑의 말을 공손하게 경청했고, 곧바로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선전을 방문했다.
박종철 경상대 교수는 4일 “방추이다오 영빈관은 후계 문제에 대한 기억 때문에 김 위원장에게 기분 좋은 곳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의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