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이틀째] 美 한반도 전문가 스나이더 소장 “김정일 중 지원 확보후 6자 복귀 선언 가능성”
입력 2010-05-04 18:40
미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사진) 한·미정책연구소장은 4일(현지시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 중국의 정치·경제적 지원을 확보한 뒤 전격적인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킨다고 해도 북한이 천안함 침몰에 연루됐다면 6자회담에 부정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한국 때문에 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국무부 고든 두그드 부대변인은 이날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만 밝혔다.
다음은 스나이더 소장과 일문일답.
-천안함 침몰 사건이 터진 미묘한 시기에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그의 방중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중국의 지원을 계속해서, 나아가 더 확대해서 받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이번 방문이 북한 후계구도가 매끄럽고 안정적으로 진행되게 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많은 중국 지도자들을 만나 최대한 지원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김 위원장을 만날 텐데, 천안함 사건에 미치는 영향은.
“후진타오와 이 대통령의 회동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더 쉽게 만들었다고 본다. 왜냐하면 천안함 침몰 사건이 있은 지 불과 한 달 뒤에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자연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 긴장이 점차 높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남북한 지도자들을 차례로 만남으로써 중재 역할을 한다는 차원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중국은 남북한 지도자들에게 한반도 상황이 어그러져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다.”
-후 주석이 지난주 이 대통령을 만나 천안함 사건을 위로하고 한국의 객관적 조사를 평가했는데.
“후 주석이 이 대통령과 만난 뒤라서 김 위원장은 후 주석에게 북한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을 확인하려 하고, 강조하리라 본다.”
-이번 방중과 6자회담 재개와의 연관성은.
“이번 방문에서 김 위원장이 지금보다 더 많은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확보한 뒤 6자회담에 전격 복귀하겠다는 명확한 뜻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 조심스럽지만 이런 예상이 가능하다. 이런 전격적인 6자회담 복귀 선언은 천안함 침몰사건 때문에 강경책을 구사하고 있는 남한 정부의 대북 노선을 무력화시키려는 일종의 전략일 수도 있다. 후 주석도 6자회담 복귀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