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날] 통계로 본 청소년의 일상, 자유시간 하루 136분… 그래도 50%는 “봉사활동”
입력 2010-05-04 22:38
A고등학교 1학년인 김모(17)군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전 6시 자명종 소리에 힘겹게 눈을 뜬다. 아침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부랴부랴 책가방을 챙겨 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7시17분.
7교시의 정규수업과 보충수업까지 받고 나면 어느덧 땅거미가 운동장에 드리운다. 김군은 지친 몸을 이끌고 학원으로 향한다. 기진맥진해진 김군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밤 9시. 그제야 컴퓨터를 켜고 1시간 정도 인터넷으로 게임을 즐긴다. 하루 24시간 중 유일한 자유시간이다.
통계로 본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일상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고등학생이 평일 먹고, 자고, 씻는 일(9시간33분), 학교수업 등 공부(10시간47분), 등하교 이동(1시간25분)을 제외하면 하루 중 남는 시간은 2시간16분에 불과하다. 그래도 2008년 15∼24세 청소년 인구 10명 중 다섯 명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했고 두 명은 사회복지단체 등에 기부했다.
공부에 찌든 청소년들의 유일한 해방구는 역시 인터넷이다. 지난해 10대 청소년들의 96.7%가 매일 인터넷을 이용하고 중·고교생의 35.9%는 음란사이트에 접속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이용시간은 주 평균 10.8시간이었다.
또 청소년 10명 중 6.4명이 학교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24세 청소년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2002년의 경우 ‘공부’와 ‘외모’였으나 지난해는 ‘공부’와 ‘직업’으로 바뀌었고 과거에 비해 부모와 고민을 상담하는 비중도 늘었다. 심각한 청년 실업이 사회문제화되면서 직업 등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고교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62.8%에 달했다. 학교 성적이 좋을수록 사교육 참여율이 높아져 상위 10% 이내 중학생의 10명 중 9명, 고교생은 7명이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었으며 8.9%가 한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중·고교생은 부모와 갈등이 있거나 성적에 대한 부담감 등 학교가 싫을 경우 가장 많이 가출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