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나라빚 이자만 20조원대… 채무규모 407조1000억원 추정
입력 2010-05-04 21:52
올해 나라빚에 붙는 이자가 2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 들어 재정의 허리띠는 바싹 졸라맸지만 지난해 확장적 재정정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찍어낸 채권과 이자 상환으로 다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중앙정부가 지고 있는 국가채무의 이자비용이 20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4일 밝혔다.
정부가 추산한 올해 나라빚은 407조1000억원이다. 올해 추계인구가 4887만4539명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국민 1인당 부담해야 할 국가채무 원금은 832만9000원이고 올해 당장 갚아야 할 1인당 이자부담액은 41만3000원에 달한다. 정부 예상대로라면 중앙정부가 진 빚에 붙는 이자는 2002년 7조원 규모에서 2006년 11조4000억원으로 10조원선을 넘어선 이후 불과 4년 만에 20조원대로 올라서게 된다.
이자비용 급증의 원인은 국채 때문이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 지출을 급격히 늘리면서 국고채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국민주택채권 발행 규모는 2002년 103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337조5000억원으로 3.3배나 늘었다.
재정적자 상황에서 이자를 갚기 위해 국채를 추가 발행해야 하는 것도 국가채무 악순환의 요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국가채무가 늘어나면 이자비용도 늘 수밖에 없다”며 “다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로 본 재정건전성은 다른 나라보다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앙정부 부채 외에 숨은 나라빚이다. 지방정부가 진 빚과 ‘그림자 부채’로 불리는 공기업·기관의 채무에 붙는 이자까지 합치면 이자비용은 중앙정부 추정치를 웃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2010년 수정 경제전망 및 재정분석’을 통해 “정부는 국가채무관리계획에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11년을 정점으로 하향세로 접어들어 2013년에는 35%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며 “그러나 (국회예산처 전망 결과) 국가채무는 2014년까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