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멕시코만 기름유출 책임지겠다”… 로이터, 방제비용 포함해 140억 달러 소요 전망
입력 2010-05-04 21:59
미국 멕시코만 원유 시추시설 폭발로 인한 기름 유출사고를 둘러싸고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영국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토니 헤이워드 회장은 이번 사고가 굴착장비 ‘딥워터 호라이즌’을 소유한 해양굴착업체 트랜스오션의 잘못 때문에 발생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ABC방송 ‘굿모닝아메리카’에 출연한 헤이워드 회장은 “우리는 사고를 발생시키지 않았지만 책임은 지겠다”면서 “사고는 굴착장비를 제대로 이끌지 못한 트랜스오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BP 미국 지부 라마 매케이 회장도 전날 ABC방송 ‘디스위크’에서 굴착장비의 안전 메커니즘 실패가 이번 사고를 불렀다고 언급했다.
트랜스오션 측은 “모든 사실이 최종적으로 밝혀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로이터통신은 4일 밸브 차단장비 공급자인 캐머런인터내셔널에도 사고 책임이 부과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 정부는 모든 비용에 대한 책임을 BP로 몰았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BP가 이번 사고의 모든 비용을 책임져야 한다”며 “피해지역 어민들의 소득 손실분까지 보전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방제작업에서 피해보상까지의 비용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로이터는 방제비용 70억 달러를 포함해 기름 유출사고 처리비용이 모두 1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가 35억 달러를, 씨티그룹이 11억 달러를 예상했던 것을 크게 웃돌았다.
한편 국제문제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세계 5대 기름 유출사고를 소개했다.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사건은 1991년 1월 21일 걸프전 당시 발생했다. 이라크군이 쿠웨이트에서 철수하면서 걸프만의 유정과 원유저장시설 수백곳을 파괴해 1억6000만∼4억2000만 갤런의 원유가 유출됐다. 이어 79년 6월 3일부터 이듬해 3월 23일까지 멕시코만에서 탐사유정 ‘익스톡1’이 폭발해 하루 1만∼3만 배럴씩 총 1억3800만 갤런, 같은 해 7월 19일 카리브해 트리니다드토바고 해안에서 유조선 애틀랜틱 엠프레스와 에게 캡틴이 충돌해 9000만 갤런의 기름이 쏟아졌다. 이란·이라크전이 진행 중이던 83년 2월 4일 걸프에서 유조선이 이란 노우루즈 유전시설을 들이받아 약 8000만 갤런, 91년 5월 28일엔 서남아프리카 앙골라 해안에서 유조선 폭발로 8000만 갤런의 원유가 바다로 쏟아졌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