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조기총선 실시…혼란 수습 국면
입력 2010-05-05 00:45
극도의 혼란에 빠진 태국 정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태국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는 정부 측 타협안을 수용키로 했다.
50일을 넘긴 반정부 시위로 국가 전체가 위기에 처한 태국의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총선을 11월 14일에 조기 실시하는 방안 등을 협상안으로 제시했었다. 태국 시위대 지도부는 4일 회의를 열고 수용을 최종 결정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UDD 핵심 지도자인 웨라 무시카퐁은 “시위대의 모든 지도자들이 만장일치로 아피싯 총리의 타협안을 수용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위 대열은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아피싯 총리는 3일 긴급 TV연설을 통해 국민화해를 위한 5개항을 담은 협상안을 발표하고 “각 정당과 국민이 수용할 경우 11월 14일에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제시된 5개항은 입헌군주제 수호, 법의 지배에 근거하는 평등한 권리 보장, 언론의 편향보도 금지, 진압군과 시위대인 UDD 간 충돌에 대한 중립적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 법치주의에 따른 정치 안정화 등이다.
그러나 아피싯 총리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시위대는 총선 날짜를 총리가 직접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또 다른 시위대 지도자인 자투폰 프롬판은 “아피싯 총리가 언제 의회를 해산할 것인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들을 밝혀야 한다”며 “의회 해산 시기 등이 명확해질 때까지 당분간 시위 대열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투폰은 “(정치적) 화해는 협박이나 공권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완벽하게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시위대는 의회 해산 시기 등이 구체화되면 (자진해산 등) 향후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태국 의회는 30일 이내에 해산을 요청해야 하고 의회를 해산하면 60일 내 선거를 치러야 한다.
현재 중동에 망명 중인 탁신 치나왓 전 총리를 추종하는 UDD는 지난 3월 14일부터 방콕 쇼핑 중심가인 라차프라송 거리를 점거한 채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며 농성 시위를 벌였다. 시위 중 여러 차례 제지하는 군·경과 무력 충돌하면서 시위대 및 시민, 군인 등 27명이 숨졌다.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태국 경제성장률도 전망치인 4.5%보다 0.64% 포인트 하락한 3.8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