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롯데마트의 전단지 고민

입력 2010-05-04 21:53


대형마트 3위인 롯데마트가 각 가정에 배달되는 전단을 없애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대형마트 부문 1위 신세계 이마트가 지난해 8월부터 전단을 없애고 신문광고로 대신하면서 비용이 40%나 줄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3일 이례적으로 일부 신문에 토이저러스 장난감과 아동의류 할인 등 전단 내용을 실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4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일회성 광고를 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마트 사례를 보면서 전단을 없앨지 고민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전단 비용절감이 생필품 가격파괴로 이어져 할인점 시장을 뒤흔드는 상황에서 ‘짠돌이’ 롯데마트의 ‘이마트 따라하기’는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이마트가 신가격정책으로 주요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었던 것도 전단을 없앤 영향이 컸다.

신세계 고위 관계자는 “매주 한 번씩 1000만부가량 전단을 찍으면서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과 저비용 운영전략, 신문광고 효과 등을 감안해 과감히 전단을 없앴다”며 “신문광고로 대체하면서 비용이 40% 줄었고, 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가격할인을 통해 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구학서 신세계 회장도 이 같은 방안을 보고 받고 “왜 이런 발상을 이제야 했는가”라며 적극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는 전단을 없앤 뒤 한 달가량 매출이 약간 줄고 소비자의 혼선이 있었지만 올 들어 1분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6%가량 신장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아직 구체적 방안을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롯데마트가 전단을 없앨 경우 나 홀로 정책을 고수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