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한달 만에 밀리언셀러… 아이패드 독주!

입력 2010-05-04 18:27


애플의 태블릿PC(소형 터치스크린 PC) ‘아이패드’가 미국 출시 28일 만에 100만대나 팔렸다. 그야말로 파죽지세(破竹之勢)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HP가 잇따라 태블릿PC 출시 계획을 접어 당분간 아이패드의 독주에 제동을 걸만한 경쟁자도 없다. 다만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고성능 태블릿PC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애플과의 한판 승부가 주목된다.



4일 AP통신에 따르면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앞서 아이폰은 74일 만에 100만대를 돌파했지만 아이패드는 이 기록을 절반 이상 앞당겨 28일 만에 달성했다”고 밝혔다.

아이패드는 지난달 30일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이날 출시된 3세대(G) 모델은 629달러로 기존 와이파이 모델보다 130달러나 비싼데도 불구하고 3일 동안 30만대 이상 팔렸다. 잡스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질러 이 마술적인(magical) 기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패드는 이달 말 유럽 주요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에서도 발매될 예정이다. 국제 시장 선주문은 오는 10일부터 받는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올해 아이패드 판매량이 300만∼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아이패드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던 MS ‘쿠리어’와 HP ‘슬레이트’는 돌연 개발이 중단됐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MS와 HP는 지금 상태로 출시해선 아이패드를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엔더리 그룹의 로브 엔더리 대표는 “쿠리어와 슬레이트가 운영체제(OS)로 탑재하기로 한 윈도7은 태블릿PC에 쓰기에는 너무 무겁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HP는 윈도7 대신 최근 인수한 팜(Palm)사의 ‘웹OS’를 쓰는 태블릿PC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MS와 HP가 ‘작전상 후퇴’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상무)은 지난달 30일 콘퍼런스 콜에서 “현재 태블릿PC를 개발 중이며 상반기가 지나면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태블릿PC 프로젝트에 착수, 구글 안드로이드를 OS로 쓰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 시점이나 구체적인 사양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성능 면에서 아이패드를 능가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며 “애플이 새롭게 연 태블릿PC 시장에서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애플에 도전장을 던질 태블릿PC 후발주자는 삼성 외에도 많이 있다. 델은 5인치 화면의 ‘스트리크’와 7인치짜리 ‘룩킹 글래스’를 각각 9월과 11월에 내놓을 예정이다. 도시바는 윈도7과 안드로이드를 OS로 쓰는 태블릿PC를 연내 출시하기로 했다. 안승권 LG전자 사장도 지난 2월 “태블릿PC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