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 시설투자 10조원 넘을 듯

입력 2010-05-04 18:24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라인 공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다음주 발표될 투자확대 방안에 이 의제가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투자확대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주 이사회 산하의 소위원회인 경영위원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위원회는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대표이사 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 윤주화 경영지원실 사장 등 최고 경영진 3명이 구성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열린 1분기 경영설명회에서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원래 계획보다 상당히 늘릴 것이며 구체적 규모는 7월 말로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 이전까지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투자규모는 반도체 5조5000억원, LCD 3조원인데 반도체 라인 증설에 3조원 이상 드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올해 투자는 10조원 이상으로 늘게 된다. 삼성전자는 또 17일쯤 경기도 화성 반도체단지에 신규 생산라인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투자금액을 최대한 빨리 확정해야 할 이유는 많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인 4조4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반도체 부문이 1조960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반도체 시장이 올해부터 호황기로 접어들었고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빠른 시설 투자로 공급량을 늘리는 것이 장기적인 시장점유율 확대와 수익 증가의 지름길이다.

또 이건희 회장 복귀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도 한 이유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경영일선으로 돌아왔지만 아직 공식석상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복귀 이후 천안함 사태 등으로 공식석상에 나설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 따라서 업계에선 복귀 이후 아무런 활동도 보이지 않은 이 회장이 반도체 신규라인 공사엔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복귀 이유로 위기론을 거론했는데 만일 삼성전자가 투자를 확대한다면 이 회장이 위기를 투자로 극복하겠다는 뜻을 명백히 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