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반 던지는 사람’ ‘생각하는 사람’… 명품 조각 한국 나들이
입력 2010-05-04 18:03
고대와 근대 조각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나란히 열리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8월 29일까지 개최되는 ‘그리스의 신과 인간’은 고대 그리스 미술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8월 22일까지 계속되는 ‘신의 손, 로댕’은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의 대표작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그리스의 신과 인간’은 대영박물관의 세계문명전 네 번째 순서로 고대 조각과 장신구 등 박물관 소장품 136점을 선보인다. 총 4부 전시 중 1부에는 제우스와 헤라,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헤라클레스 등 올림푸스 신들의 조각상이 출품됐다. 2부에는 그리스인들이 생각한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인간의 신체가 조명된다.
3부 가운데 인간의 몸과 근육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표현한 ‘원반 던지는 사람’은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 조각가 미론이 만든 청동상을 로마시대인 기원후 2세기에 복제한 대리석 조각상으로 관람객이 360도 모든 방향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설치했다. 4부는 키 작은 권투선수나 기괴한 무용수 등 그리스인의 일상적 삶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출품됐다(02-720-2574).
또 ‘신의 손, 로댕’ 전에는 아담과 이브가 엉켜 있는 돌덩어리를 오른손으로 쥐고 있는 대리석 작품 ‘신의 손’을 비롯해 채색석고 작품 ‘생각하는 사람’, 초기 걸작 ‘청동시대’와 연인 카미유 클로델과의 사랑에서 영감을 얻은 ‘입맞춤’ 등 프랑스 파리 로댕미술관의 대표작이 대거 선보인다. 전시작은 청동 대리석 석고 등 조각 113점과 드로잉 42점이다.
‘신의 손’은 돌을 다루는 손을 통해 창조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로댕미술관에서 처음으로 해외 나들이를 떠나 서울에 왔다. 전시 기획자 서순주씨는 “작품명을 전시 제목으로 앞세워 미술관으로부터 특별히 ‘신의 손’을 빌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로댕은 그리스 로마시대 이후 이상화된 인간을 묘사했던 기존 조각가들과 달리 실존하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조각가이다. 공공기념물 장식품으로 여겨졌던 조각을 순수창작 미술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근대 조각의 선구자’로 불린다. 함께 전시되는 드로잉은 인체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표현한 것들이다. 생전에 스케치를 1만여점 남긴 로댕은 대부분 여체의 움직임을 미적이면서도 관능적으로 그려냈다(1577-8968).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