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없어 못가는 고향 방문 기회 제공 안정적 한국정착 돕자”… 농협·지자체 이주여성 모국방문 지원 앞장
입력 2010-05-04 19:08
전남도내 농협과 지방자치단체들이 다문화 가정에 희망을 주고 더불어 사는 이웃사랑 실천을 위해 농촌 이주여성들의 모국방문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남농협은 올해 농촌 이주여성 모국방문 대상자로 선정된 21가구 82명에게 가구당 평균 300만원 상당의 모국방문 왕복항공권과 체재비, 기념품 등을 지원하고 이달부터 연말까지 다녀오도록 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모국방문 지원 대상자는 필리핀 출신 10가구(41명), 중국 6가구(23명), 베트남 4가구(14명), 미얀마 1가구(4명) 등이다.
전남농협은 농협문화복지재단의 도움으로 2007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2억5000만원을 들여 84가구 340명의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 후 모국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에게 친정 방문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생활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17년째 배농사를 짓고 있는 미얀마 출신 산산윈(45·나주시 송월동)씨는 “친정어머니가 간경화로 아픈데도 형편 때문에 갈 수 없어 남몰래 눈물짓는 날이 많았다”며 “전남농협의 도움으로 좋은 기회를 얻어 날아갈 듯 기쁘다”고 말했다.
또 장흥군 부산면은 한국수자원공사 전남서남권관리단의 도움을 받아 다문화 가정 1가구를 선정해 고향 방문을 할 수 있도록 200만원을 후원했다. 고향 방문 주인공은 2007년 결혼한 트리시아(27·부산면 부춘리)씨로 남편, 2명의 딸과 함께 지난달 30일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함평군도 다문화 가정 여성들의 친정 나들이 및 초청 사업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군은 지난해 함평군 월야면에 사는 캄보디아 출신 른비씨 등 다문화 가정 8가구가 고향을 방문하도록 도왔다. 군은 올해도 2000만원을 들여 이주여성 5가구의 고향 방문을 주선할 계획이다.
전남농협 관계자는 “전통적인 농촌이 외국인 아내가 중심이 되는 다문화 가정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모국방문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을 따뜻하게 보듬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무안=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