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저수온 현상에 어민들 ‘시름’
입력 2010-05-04 22:54
올 들어 동해 연안의 저수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어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4일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저수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동해안 대표 어종인 오징어와 복어가 북상하지 못하고 경북 포항과 울산에 머물러 강원도 동해안 어민들이 극심한 흉어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권만순 삼척 정라어촌계장은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는 고기가 적게 잡히지 않는 기간이지만 올해는 어획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면서 “자연현상인 저수온을 막을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저수온 현상에 따른 먹이 섭취량 감소로 인해 멍게와 가리비의 생육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4∼5월은 시기상 양식 어패류가 한창 성장하는 기간이다.
대신 한해성 어종인 임연수어가 대량으로 몰리는 등 해안 생태계마저 변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삼척지역 전체 어획량 1218t 가운데 임연수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3% 수준인 525.4t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t에 비해 138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저수온 현상으로 인해 오징어가 북상하지 못하고 포획되는 어류의 크기도 작다”면서 “저수온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어획량 부진 및 생태계 변화에 따른 어민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원도 내 동해안 해역에서는 지난해 말 현재 144곳, 2384㏊에서 어류와 해조류 등 해면양식이 이뤄지고 있다.
동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동해 연안의 수온은 동해가 9.5도, 주문진 8.9도, 속초 7.5도로 평년보다 1.5∼2.3도 낮았다. 평년보다 수온이 높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속초는 4.7도, 주문진 4.5도, 동해 2.3도가 낮은 셈이다.
동해안은 종종 냉수대가 발생하지만 저수온 현상이 4개월째 지속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최근 육지에서 발생한 이상저온 현상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저수온 현상이 이번 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릉=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