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원정 도박 ‘알거지 된 사장님’

입력 2010-05-03 18:40

경기경찰청 외사범죄수사대는 3일 필리핀 현지 카지노에서 최고 3억원 상당의 바카라 게임을 한 학원장 최모(36)씨, 병원 이사장 박모(60)씨, 공인회계사 연모(50)씨 등 31명을 상습도박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카지노를 알선하고 불법 도박자금을 대준 혐의(도박방조 등)로 알선책 최모(34)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알선총책 김모(46)씨 등 3명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도박자들은 필리핀 카지노에서 바카라 도박에 몰두, 1인당 수백만원에서 최고 3억원까지 잃는 등 1인당 평균 4300만원씩 모두 14억원 상당을 탕진했으며 한 중소기업체 사장은 도박에 빠져 회사를 넘겨준 뒤 중국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적발된 도박 행위자는 학원장 2명, 공인회계사 1명, 병원 이사장 1명, 기업체 대표 9명, 고소득 자영업자 12명, 회사원과 주부 각 3명 등이다.

경찰 조사 결과 도박 알선 조직은 강원랜드 인근에 여행사 대리점를 운영하거나 전당포를 운영하는 모집책을 통해 필리핀 항공권, 호텔 숙박권 등을 무료 제공하는 등의 수법으로 국내 부유층 인사를 현지 카지노로 유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알선책들은 2008년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학원장 최씨 등을 카지노에 알선하고 카지노 측으로부터 알선 고객이 칩으로 환전한 금액의 3%를 수수료로, 베팅 금액의 0.5∼1.5%를 롤링포인트 등으로 각각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