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경협 늘려 對北 영향력 확대… ‘6자 복귀’ 성사 위상 강화

입력 2010-05-03 18:38

중국의 득실계산·전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방중에 대해 중국은 “환영” 입장이다. 김 위원장 방중기간 중국은 최고의 예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3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직접 만찬을 함께하고 공연도 관람하는 등 극진히 대우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 방중이 후 주석의 공식초청에 의한 국빈방문이라는 점도 있지만 중국 입장에서 실(失)보다 득(得)이 더 많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다. 우선 그동안 북한의 2차 핵 실험과 로켓 발사 등 과정에서 다소 소원했던 양국 관계가 긴밀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협력으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사회에서의 중국 영향력 증대 효과도 있다. 특히 북핵 6자회담 재개 등의 성과로 이어질 경우 중국의 입김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미국은 평양에서 양자대화까지 실시하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김 위원장 방중을 계기로 중국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낸다면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역시 중국’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중국이 내심 부담스러운 측면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천안함 침몰과 관련, 시기적으로 민감하다. 실제로 아직 조사가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북한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최근 한국과 미국 측에서 김 위원장 방중에 대해 우려하는 시그널을 보낸 것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상하이에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에게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설명하며 중국 정부의 협력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따라서 중국은 북측의 얘기를 충분히 듣는 입장에 주력하되, 이번엔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채 조사가 끝날 때까지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또 정상회담에서 경제적 지원 등을 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6자회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 등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오히려 비난을 받을 빌미가 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에 중국의 경제적 지원이나 협력이 과도할 경우 미국 한국 등 주변국으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