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스폰서 검사’ 파문에 기업들 긴장
입력 2010-05-03 18:19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상저온 현상이 이어지는 요즘 날씨 얘기만이 아니다. 최근 주요 건설사들의 내부 분위기 역시 ‘봄이 왔지만 봄이 온 것 같지 않은’ 표정이다. 지방 건설업자 정모씨의 폭로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 오르내리는 ‘스폰서 검찰’ 논란 때문이다.
실제 검사 출신의 건설사 부사장이 이번 스폰서 검사 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당 건설업체는 초비상 상태다. 과거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 찍혔던 건설업계는 가뜩이나 이번 사건으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대관업무 담당 부서를 별도로 두고 있다. 동종 업계 및 기업 활동과 관련된 법·제도나 정책을 수집하고 요구사항 등을 전달하는 역할을 주로 맡는다. 특히 검찰의 경우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기업 활동 특성상 송사(訟事)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고 각 사건마다 담당부서와 담당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회사 내에 법조계 출신이 있거나 그쪽과 두터운 인맥을 둔 중역이 있으면 아무래도 (검찰 쪽 인사들과) 안면 트는 게 훨씬 수월하다”면서 “우리로서는 식사자리를 마련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업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최근 몇 년 사이 검사 등 법조인 출신들을 법무담당이나 고위 임원으로 대거 모셔온 것도 이러한 일종의 ‘방패막이’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스폰서 검찰’을 보도한 방송사가 조만간 2탄으로 ‘검찰과 기업스폰서’를 다루는 추가 방송물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기업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