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물류도시 다롄 왜 갔나… 나선 개발과 관련있는 듯

입력 2010-05-03 22:08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 첫 방문지로 3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를 찾은 건 향후 북한의 개발 모델과 북·중 간 경협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롄은 중국 동북3성의 관문이 되는 최대 물류도시로 랴오닝성 연해 경제벨트의 핵심 거점도시다. 중국 당국은 이곳 항만에 철도와 도로를 연계시켜 2020년까지 동북아 국제물류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최근 적극 관심을 표명한 나선(나진·선봉)시의 모델 도시로서 비슷한 물류 기능을 갖고 있는 다롄을 상정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북·중 양측은 지난해 나진항을 보세와 중계 무역 기능을 갖춘 국제 물류기지로 개발키로 합의했고, 북한은 지난 1월 나선시를 특별시로 지정했다. 나진항 1호 부두의 독점사용권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나선 중국의 환경설비 제조전문업체 창리(創立)그룹이 다롄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도 방문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 방문에 앞서 직접 동북3성의 핵심지역을 방문함으로써 북한의 대외개방 의지와 함께 북·중 간 경협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김 위원장은 앞서 4차례의 중국 방문 때도 북한의 개혁개방을 염두에 둔 장소를 찾았다. 2000년 5월 첫 방문 땐 중국에서 최초로 지정된 첨단기술개발구이자 IT산업의 상징인 베이징의 중관춘(中關村)을 방문했다. 2001년 1월엔 상하이 첨단산업시설을, 2004년 4월엔 톈진(天津)의 아파트촌과 도시계획 전시관을 각각 둘러봤다. 최장 기간인 8박9일 일정으로 진행된 2006년 1월 방중 땐 중국식 시장경제가 발전한 우한(武漢), 광저우(廣州), 선전 등을 시찰했다. 이번에 김 위원장은 다롄을 시찰하자마자 곧바로 선양(瀋陽)을 거쳐 베이징으로 가 정상회담 뒤 귀국할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