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교장’ 학생휴게실 없애고 집무실 호화단장·예산 축낸 5명 적발
입력 2010-05-03 22:29
인천지역 초·중·고 교장 5명이 멋대로 집무실을 리모델링하면서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나 인천시교육청 교육공무원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3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장실 리모델링 실태 감사 결과 2008년 3월 A고교는 개교하자마자 1900여만원을 들여 학생휴게실을 없애고 교장실을 법정면적(66㎡)의 2배에 가까운 124㎡로 확장한 뒤 교장 개인용 탈의실과 샤워실 및 화장실 등을 설치했다가 적발됐다.
또 B초교는 지난해 관련 예산이 없어 교장실을 리모델링 할 수 없는데도 업체에 리모델링을 맡긴 뒤 학생 지도교육에 써야 하는 교수학습활동비 등에서 지급했고, 이런 방식으로 교무실과 평생학습실 등도 다시 꾸몄다. 이 과정에서 교장이 동일 업체를 임의로 선정, 공사(총 공사비 9300여만원)를 몰아주고 계약서 등을 허위로 만들기도 했다.
C중학교 역시 지난해 말 교수학습활동비와 체육시설비 등 1600여만원으로 교장실을 다시 꾸미고 집기 등을 교체했고, D고교도 2008년 1000만원의 교수학습활동비와 교실환경비 등을 전용해 교장실을 리모델링하고 공사비도 과다하게 지불했다.
E초교는 개교 5년이 안됐는데도 교수학습활동비 1000여만원을 전용, 교장실을 다시 만들고 공사비도 더 지급했다. 이밖에 40여개 초·중·고교가 멀쩡한 출입문이나 벽을 교체했거나 연수가 남아 있는 가구를 새로 들여놓는 등 시설비 수십만원을 초과 집행해 행정처분을 받았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징계요구 대상자 5명 중 2명의 고등학교 교장은 이미 퇴직자 신분”이라면서도 “누구라도 예산을 함부로 쓸 경우 중징계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기 위해 본청에 중징계 처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