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열기 후끈… 주부·회사원에 노부부까지 첫날 3조 몰렸다
입력 2010-05-03 21:31
올해 공모주 시장 최대어인 삼성생명의 일반 청약이 시작된 3일 오전 10시 신한금융투자 여의도지점. 4개의 일반상담 창구는 청약 신청자로 쉴 틈이 없었다. 근무시간 짬을 낸 듯한 회사 동료 3명은 청약 증거금 납입 전표를 상의 안주머니에 챙겨 넣고 바삐 지점을 나서고 있었다.
청약 열기는 오랫동안 주식투자와 담쌓았거나 증시 문외한인 시민들까지 들뜨게 만들었다. 회사원 윤평식(54)씨는 “자식들을 위해 10∼20년 장기투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5000만원을 들고 왔다. 청약 증거금으로 4000만원을 납입한 주부 이모(40)씨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일단 청약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삼성증권 여의도지점 분위기도 똑같았다. 고무줄로 머리카락을 뒤로 질끈 동여맨 주부부터 30대 회사원, 거동 불편한 60대 노부부까지 상담직원을 붙잡고 청약 신청서 쓰는 데 여념이 없었다.
삼성생명 일반 공모주 청약이 첫날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상장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청약 1일차 통합 경쟁률은 6.51대 1, 납입된 청약 증거금은 3조1820억원이라고 밝혔다. 청약 신청이 진행된 6개 증권사별 경쟁률은 4.23∼10.22대 1이었다. 앞서 상장된 동양생명과 대한생명의 1일차 청약 경쟁률이 각각 1.46대 1, 0.92대 1이었던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보통 청약 마지막 날에 눈치보기를 끝낸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는 것을 감안할 때 이 추세라면 4일 최종 경쟁률이 얼마나 될지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대한생명의 최종 경쟁률은 23.7대 1이었다.
삼성증권 여의도지점에서 만난 전문 주식투자자 박모(50)씨는 “일단 계좌에 돈만 넣어뒀다. 청약 마지막 날 분위기 봐서 몇 주를 청약 신청할지 결정할 생각”이라며 “강남 쪽 주부 같은 ‘꾼’들은 대출 받아 조직까지 짜면서 10억원 이상씩 투자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생각보다 공모가가 높지만 단기간 주당 1∼2만원은 수익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 신승현 연구원은 “주식 처분에 제한이 있는 우리사주조합 물량도 한도까지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주가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는 얘기라서 향후 주가 흐름에 더 큰 기대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일반 공모주 청약은 4일 증권사 지점에선 오후 4시, 온라인에선 오후 4시30분까지 신청 접수를 마감한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