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실은 교육감 선거가 더 중요하다

입력 2010-05-03 17:51

6·2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가 실종됐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은 시장·군수·구청장 선거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있다. 일반 시민들은 물론 언론에서도 자치단체장 선거에만 온통 관심을 쏟고 있어 교육감 선거는 아예 뒷전에 밀린 모양새다.

이러다가 후보자들의 정책과 자질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한 채 교육감 선거가 치러질까봐 걱정이다. 교육감 선거를 직선제로 바꾼 것은 교육소비자인 학부모들의 생각을 교육 행정에 반영하자는 취지였다. 그런 만큼 국민 관심과 참여가 낮으면 그 취지가 흐려진다. 지금 같은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계속되면 함량 미달의 교육감들이 대거 뽑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교육감 선거는 어찌 보면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선거보다 훨씬 중요하다. 누가 교육감으로 뽑히느냐에 따라 학부모와 학생의 교육 선택권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교육감에게 주어진 권한은 광역단체장에 버금간다. 시·도의 교육정책을 결정함은 물론 공립유치원과 초·중·고 교원에 대한 인사권과 학교에 집행하는 예산권을 한 손에 틀어쥔다. 올해 전국의 시·도 교육감이 집행하는 예산만도 32조5467억원에 달한다.

교육감은 중앙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 수 있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교원평가제, 고교 다양화 프로그램, 공교육정상화와 사교육 경감 정책 등도 교육감의 입장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학원 야간교습시간 제한, 특목고 지정, 방과후 학교 운영 등도 교육감 손에 달려있다. 최근 이슈가 된 무상급식 전면 도입 문제도 교육감이 결정한다. 요컨대 교육감이 시·도별 교육정책의 근간을 좌우한다고 보면 된다.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교육감을 뽑는 선거가 무관심 속에 치러져선 안 될 일이다. 교육감을 잘못 뽑으면 아이들을 망친다. 누가 우리의 2세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육감 선거는 자녀와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는 인식이 절실하다. 국민적 관심이 높을수록 좋은 교육감이 선택될 여지가 커진다.